[류순열의 직썰] 승자 윤석열의 거짓말 vs 패자 이재명의 거짓말

류순열 기자 / 2024-11-18 18:40:46
승자 윤석열의 거짓말은 털어주고
패자 이재명의 거짓말만 물어뜯는
검찰공화국의 일그러진 영웅들

20대 대선은 전례없는 초박빙 승부였다.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의 득표차는 247077(총투표 3376만중 0.73%)에 불과했다. 123539명이 윤 후보 대신 이 후보를 선택했다면 당락이 뒤바뀌었을 선거였다. 투표 유권자 기준 고작 0.37%의 선택이 승부를 결정한 것이다.

 

넉넉한 승리, 흔쾌한 패배가 아니었다. 표심은 거의 반반이었다. 승자 윤석열도, 패자 이재명도 절반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두 후보가 보여준 태도, 쏟아낸 말들에 대한 평가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승부는 초박빙이었지만 이후 두 사람의 처지는 하늘과 땅이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윤석열은 제왕처럼 행세한다. 1야당 대표 이재명은 윤석열 검찰에 의해 3년째 탈탈 털리는 중이다. 대선 당시의 거짓말(허위사실 공표) 논란도 그중 하나인데, 1심 재판 결과가 충격적이다.

 

재판장 한성진 부장판사는 '징역1년 집행유예 2'을 선고했는데, 이 판결의 본질은 '정치적 사형선고'. 50대 초반 판사 한 명이 유권자 16147738명의 선택을 받았던 유력 대권주자의 정치생명을 끊고, 최소한 그만큼은 될 미래 유권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어마어마한 결정을 한 셈이다. 형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정치인 이재명은 의원직을 잃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대선 도전이 물건너가는 것이다.

 

이 엄청난 선고 앞에서 의문이 꼬리를 문다. 우선 이 후보의 거짓말은 부동의 팩트인가. "무죄"를 예상하는 법조인도 적잖았기에 의구심은 여전하다. 거짓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과연 정치생명을 끊어 마땅한 중범죄인가.

 

무엇보다 패자의 거짓말이다. 이미 유권자 심판에서 패배한 이의 발언을 두고 "민의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게 맞는가. "민의 왜곡"은 승자의 거짓말을 심판할 때 써야할 논리 아닐까. 승자의 거짓말은 봐주고 패자의 거짓말만 심판하자는 게 공정한가.

 

'중형' 선고를 받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거짓말'은 두 개다.

 

"(국민의힘이) 4명 사진을 찍어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단체사진(11) 중 일부를 떼내 가지고 이렇게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201516~16일 호주·뉴질랜드 출장 관련 발언. 20211229일 채널A 토크콘서트.)

 

이 후보는 '사진' 문제를 언급한 것이지, '골프 친 사실' 자체를 부인한 건 아니라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게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안 쳤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도록 했기에 유죄라는 것이다.

 

⓶ "(국토교통부가) 만약에 (용도변경을) 안 해주면 직무유기, 뭐 이런 걸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을 했다."(한국식품연구원 용도변경 관련 발언. 20211020일 경기도청 국정감사.)

 

논란의 시작은 한국식품연구원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이 결정되면서부터다. 연구원은 부지를 매각하기 위해 용도를 녹지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해줄 것을 성남시에 요청했다. 국토부는 지속적으로 공문을 보내 용도 변경을 포함한 부지 매각 협조를 요청했다. 이 후보는 이런 협조 요청을 "협박"이라고 표현한 것인데, 검찰은 "허위사실 공표"로 봤다.

 

둘 모두 오해를 낳을 발언이거나 과장된 표현일 수 있겠다. 그러나 민의를 왜곡하거나 훼손할 만큼 허무맹랑하고 중대한 거짓말인지는, 그래서 정치생명을 끊어 마땅한 잘못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작 승자 윤석열의 거짓말은 어떤가. 대선 당시 명백하고 중대한 거짓말이 한둘 아닐 뿐 아니라 대통령이 된 뒤에도 심각한 거짓말이 버젓이 이어지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네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을 봐서 돈을 빼고 절연했다"더니 최은순·김건희 모녀가 이 주식 투자로 23억 원 차익을 본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장 피해 준 적 없다"고 했는데, 장모 최 씨는 '349억원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김만배와 전화 한통 한 적 없다", "회식 자리에 한 두 번 왔을 뿐 개인적 관계 없다"더니 김 씨 누나가 윤 대통령 부친 집을 19억 원에 매입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이게 우연일 수 있는가.

 

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 허위이력 보도에 대해서도 "명백한 오보"라고 했는데 '명백한 거짓말'로 드러났다.

 

윤석열의 거짓말은 오해 여지도, 과장도 없다. 똑 부러진 거짓말이다. 그런데 윤석열 검찰은 이 중대한 승자의 거짓말을 어떻게 처리했나. "개인적 관계나 친분 유무는 스스로 평가 내지 의견 표현에 불과하다"며 불기소(김만배 관련 발언),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김 여사 허위이력 보도 관련)며 역시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혐의, 뇌물 수수(디올백) 혐의 수사는 소환조사 한번 없이 미루고 미루다 듣도보도 못한 '보안청사 황제조사'로 퉁치더니 끝내 "죄 없음"(무혐의)으로 종결해버렸다.

 

승자의 거짓말은 털어주고 패자의 거짓말은 물고 늘어져 법정에 세우고 중형을 받아내고 마는 검찰. 지금 대한민국 검찰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거기 어디에 정의,공정,상식이 있나.

 

대한민국 검사는 취임할 때 검사선서란 걸 한다. 그때 다짐했을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는 공익의 대변자",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는 다 어디 갔나. 패자 이재명 수사와 기소에서 검찰공화국의 일그러진 영웅들을 본다.

 

▲ 류순열 편집인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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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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