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계엄은 명백한 내란이었다. 현직 대통령이 군경을 동원해 국회를 침탈한, 희대의 사건이었다. 대통령 윤석열은 무력으로 헌정 질서를 뒤엎으려 했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의 총구를 국민에게 겨눴다. 그 모든 과정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논란의 여지는 애초 없었다. 그날 윤석열과 그 일당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공격한 반국가세력임이 명백했다. 북한을 자극해 전쟁까지 일으키려(외환죄) 했다. 성공했다면 숱한 국민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윤석열)라는 그 계엄으로 나라가 망할 뻔했다.
13일 그 내란 수괴에게 사형이 구형된 것은 마땅한 귀결이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파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 죗값은 법정 최고형으로 치르게 함이 마땅하다. 헌법을 파괴하고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최고 권력자에게 최고 수준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법치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민주주의는 발밑에서부터 허물어질 것이다.
대한민국은 흐릿한 법 집행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바 있다. 내란우두머리 전두환은 군사반란과 내란으로 사형이 아니라 무기징역을 최종 선고받았지만, 그마저도 온전히 죗값을 치르지 않았다.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사면됐고, 반성 없이 천수를 누리곤 저세상으로 갔다. 그 결과는 국민 모두가 안다. 통합은 오지 않았고, 정의는 무너졌고, 갈등과 분열만 남았다.
전두환 사면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하고 헌정을 유린해도 결국 살아남을 수 있다는 왜곡된 학습효과였다. 그 미완의 정의가 12·3내란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자가 끝내 용서받는 사회에서, '제2의 전두환'은 우연이 아니라 시간문제였다. 윤석열의 내란은 처벌받지 않은 과거가 낳은 필연적 결과였다.
국민통합은 책임 위에서만 가능하다. 처벌 없는 통합은 봉합일 뿐이다. 정의를 생략한 화해는 더 큰 비극으로 돌아온다. 전두환 사면이 그랬고, 그 귀결이 12·3내란이다.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내란의 우두머리에게 최고 수준의 책임을 묻는 것, 그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통합이다.
그래서 윤석열 내란이 후세에 남겨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헌법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멈춰 세우려 한 권력에겐 끝까지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 책임은 형량이 아니라 집행의 완결성으로 증명돼야 한다. 내란 우두머리가 형 확정 이후에도 정치적 상징으로 소비되고, 언젠가 사면의 대상이 된다면, 그 순간 이 나라는 다시 한 번 민주주의를 스스로 부정하게 될 것이다.
내란 재판은 그저 개인의 형량을 정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파괴한 세력과 어떻게 단절할 것인지, 그 기준을 세우는 역사적 재판이다. 이제 조희대의 사법부가 답해야 한다. 우리는 또다시 정의를 미룰 것인가. 재판장 지귀연의 법대 위에 대한민국 민주주의 운명이 놓여있다. 선고는 2월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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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순열 편집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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