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희대의 악당을 만난 게 틀림없다. 단군 이래 저렇게 나쁜 지도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무능과 오만으로 모든 공적 가치와 자산을 말아먹고 끝내 내란까지 저질러놓곤 책임지기는커녕 끝까지 선동질이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은 최악의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게 분명하다.
법원이 체포영장까지 발부한 마당에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부추겼다. '공권력에 저항하라, 영장 집행을 막아라, 나를 지키라'는 선동이다.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이 짧은 담화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여러분"으로 시작한다.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항의 명분도 제시했다.
그 흔들림 없는 뻔뻔함이 참으로 놀랍다. 지금 주권을 침탈한 자가 누구인가. 반국가세력이 정작 누구인가. 위법·위헌의 비상계엄으로 나라와 국민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힌 자가 버젓이 애국자 행세다. 강도가 집주인에게 "강도야"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은 모순의 극치다. 이런 선동질에 준동하는 자들은 또 누구인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애국시민? '억압과 독재에 길들여진 비민주시민'이라면 말이 되겠다.
대통령 윤석열은 끝났다. 내란 우두머리로 법정 최고형이 예상되는 중범죄 피의자일 뿐이다. 아무리 선동질을 해대도 제자리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이제 주목할 것은 주술과 망상에 사로잡힌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 정치세력이다. 썩은 살점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반성을 통해 새로 태어날 것인가, 내란 범죄자를 싸고돌다 함께 침몰할 것인가.
전자의 기대감은 희미하고 후자의 가능성만 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 국민의힘(국힘)은 피의자 윤석열을 싸고도는 중이다. 애초 길을 잘못 들어섰다. 12·3 '내란의 밤'에 "본회의장으로 집결하라"는 대표(한동훈)의 지시는 먹히지 않았다. 계엄해제 의결에 참여한 의원은 108명 중 18명에 불과했다. 90명(83%)은 어디서 뭘 했나. 그날 밤 표결 불참은 내란 방조와 다름없다. 오락가락 지시로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듯한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의 행적도 드러난 터다.
이후 전개는 점입가경이다. 내란 피의자 대통령을 제명하기는커녕 탄핵을 당론으로 반대했고,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배신자로 몰았다. 중대범죄 피의자 윤석열이 지지 세력을 향해 불법을 선동해도 입도 뻥긋 못한다. 설상가상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대통령실 참모진들은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집단사의를 표명했다.
보수를 자처하는 정치세력이 보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대통령을 비호하는 형용모순의 형국이다. 보수 진영에서 비판이 꼬리를 무는 이유일 테다. 보수논객 정규재는 정진석 실장 등 참모진 사의 표명에 대해 "헌재의 원만한 출범을 저지하는 공무방해,국정방해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부 감옥소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표는 대통령의 계엄을 뜯어말리는 과정에서 집단으로 냈어야 할 것"이라며 "알았나. 이 멍충이들아"라고도 했다.
보수논객 조갑제도 연일 비판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공당으로서의 존재이유를 상실하고 패거리, 내란비호당, 부정선거음모당으로 전락했다"고, "미치광이 역적 대통령을 제명도 할 줄 모르는 국힘당은 이적단체"라고 맹비난했다.
조선일보 주필 양상훈은 2일자 '이재명 막겠다는 국힘, 다 빗나가는 이유'라는 칼럼에서 "국민의힘은 불행히도 '좀비'처럼 보인다. 국힘이 좀비가 된 순간은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12월 3일 그날 밤이었다"고 썼다. 양 주필은 그날 밤을 무안공항 참사에 비유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이라는 비행기가 난데없이 계엄이란 조류 충돌을 당하고 동체착륙을 한 것이 12월 3일 밤의 상황이었다. 활주로 끝엔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다. 하지만 방향을 틀면 그 둔덕을 피할 수 있었다. 대통령을 지지하든 민주당을 지지하든 일단 그 둔덕은 피하고 봐야 했다. 그런데 국힘은 그날 밤 비행기의 방향을 트는 데 참여하지 않았다. 비행기 승객들이 이를 모두 지켜보았다. 국힘이 이러고서 승객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나.'
희대의 악당을 만나 보수정당이 이승만 자유당 정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진보지 한겨레신문 성한용 선임기자는 2일자 칼럼(계엄이 제대로 깨운, 국힘의 '민정당' 유전자)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수십 년간 쌓아온 이른바 보수의 아성이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판이 터져 나오는 걸 보면 보수 진영의 상황인식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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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순열 편집인 |
KPI뉴스 / 류순열 편집인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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