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류순열 기자 / 2023-05-10 10:28:47
윤석열 정부 출범 만 1년이 지났다. 그간 윤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가장 애용한 낱말은 단연 '자유'다. 줄기차게 자유를 외쳐댔는데, 정작 그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

세상 평등한, 단일한 자유란 없다. 자유는 모순적이다. 서로 충돌한다. 권력자의 자유는 시민의 자유와, 자본가의 자유는 노동자의 자유와 충돌한다. 어느 한쪽의 자유가 비대해지면 다른 쪽의 자유는 억눌린다.

윤 대통령이 외치는 자유는 어떤 자유,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 적어도 나의 자유를 위해 다른이의 자유를 파괴해도 되는 세상은 아닐 것이다. 그런 세상은 문명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정글이다.

윤 대통령의 자유엔 시장자유가 당연히 포함될 것이다. 취임 일성으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로 나라를 재건하겠다"고 했었다. 시장자유란 정부개입의 반대 개념이다. 정부개입이 심할수록 시장자유는 위축된다.

지난 1년 신자유주의 공식대로 확장재정을 반대하며 감세정책을 펴기는 했다. 설마 재벌기업과 부자들 세금 깎아주면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진다는,낙수효과를 기대했을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낙수효과가 허구라는 건 반복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그렇다고 시장자유가 확장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금 시장자유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법에 발목잡혀 한국 간판급 기업들의 자유가 질식할 지경이다. 미국이 주창한 자유무역질서를 미국 스스로 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속수무책이다.

그런데도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시급한 현안은 의제에도 오르지 못했다. 미국과 협상한 흔적조차 없다. "사실상 핵공유"를 위해 바이든 심기경호하느라 우리 기업의 자유를 외면한 꼴이다. 그런 터에 "사실상 핵공유"(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는 백악관 즉각 반박으로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나라꼴만 우스워졌다. 이런 망신이 없다.

설상가상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전선엔 먹구름이 가득하다. 안그래도 무역적자가 1년 넘도록 이어지는 마당에 윤 대통령은 왜 민감하기 짝이없는 대만 문제를 꺼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들뜨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나.

문제의 발언 후 이틀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관련기업 주가는 10% 가량 폭락했다. 지난 정권에서 그랬다면 '조중동'을 중심으로 "경제 말아먹는 대통령"이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을 게 분명하다.

경제적 자유만이 아니다. 정치적 자유도 집권여당, 그 기득권 세상에서부터 무너졌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력 당권주자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의 정치적 자유가 온갖 반칙과 협박으로 짓밟혔다. 당원들의 정치적 자유도 유린됐음은 물론이다.

노동, 언론의 자유는 말할 것도 없다. 여당 최고의원의 입에서 "민주노총 해체"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고, 비판 언론엔 고소고발장이 날아든다. 자유를 외쳐대는데 자유가 퇴보하는, 기막힌 역설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자유를 맘껏 누리는 이는 오직 윤 대통령 뿐이다.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까지 뒤집을 자유, "강제징용은 없었다"는 기시다 정부에 "부담갖지 말고 오시라"며 면죄부를 주는 자유까지 누리고 있다. 권한밖의 자유가 아닐 수 없다. 누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위헌의 자유, 역사를 재단할 권한을 주었나.

권력자의 자유가 폭주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미국, 일본과 밀착하기 위해 외교지도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아예 지워버린 듯한 '결단'으로 한반도를 열강의 이해가 충돌하는,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만들어버리고야 말았다.

나라가 흔들리니, 시민의 자유도 위태롭다. 100여 년 전 조선 왕실도 청,러,일을 한반도로 끌어들여 전쟁터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다 망했고 조선 대중은, 자유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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