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선급금' 조합 결의서 외면…자금 인출승인 당시 확보 들통
중견 건설사 신태양건설이 지역주택조합 공사 선급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PM용역계약서'를 날조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자금 인출을 승인하면서 '계열사 은행 인출증'까지 보증용으로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기사 2025년 12월 12일자 '부산 중견건설업체 명예회장·대표 사기 혐의 검찰 송치' 등)
HUG는 자금(82억5000만 원) 인출을 승인한 시점(2024년 3월 29일)으로부터 4개월 뒤 신태양건설에 공문을 보내 '공사비에 대한 선급금으로 판단된다'며 자금 환입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보증용으로 확보해 놓은 은행 인출증에 대해서는 '나몰라라식' 태도로 일관해 내밀한 유착 의혹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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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UG가 2024년 3월 29일 신태양건설로부터 받은 계열사 '은행 인출증'. 여기에는 당시 'PM비' 명목으로 자금 지출 승인한 금액과 같은 액수가 적혀 있다. |
30일 KPI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HUG는 2024년 3월 29일 경남 사천정동2지역주택조합사업에 대한 'PM용역계약서' 명목으로, 자산신탁에 맡겨둔 조합 자금 72억5000만 원(부가세 별도) 인출을 승인해 줬다.
당시 자금난에 허덕이던 신태양건설은 '공사 선급금'으로 빼내 사용하려다가 입주금관리협약(공사비는 공정률에 따라 인출) 규정에 부딪히자, HUG로부터 'PM용역계약서' 명목으로 자금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갑자기 제시된 신태양건설의 'PM용역계약서'는 조합 측이 요구한 '확인서'(PM용역계약서는 HUG 제출용도로만 사용)를 바탕으로 당일 만들어진 것으로, 이는 당시 조합 임원들이 HUG 직원과 신태양건설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통화 등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더욱이 자금 인출을 승인한 HUG 부산울산지사는 신태양건설의 'PM'(project management·금융주선 업무) 용역 사업에 대한 실체를 확인하기는커녕 보증용으로 신태양건설의 다른 계열사 명의 은행 인출증(82억5000만 원)까지 받아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신태양건설의 계열사인 또다른 건설사는 경남 양산지역에 아파트단지를 분양, 수십억에 달하는 잔금 회수를 앞두고 있었다.
HUG가 신태양건설에 계열사 은행 인출증까지 요구한 것은 당시 신태양건설 자금난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반증한다. 신태양건설은 HUG 승인 날짜(2024년 3월 29일, 금요일)에 주거래은행에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했고, 그 다음 영업일인 4월 1일 가까스로 최종 부도를 모면했다.
당시 벼랑 끝 경영위기에 내몰렸던 신태양건설으로부터 보증용으로 받아놓은 '은행 인출증'과 관련, HUG는 취재진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을 통해 '공사에서 인정하는 유의미한 담보가 아니었다"고 짤막하게 해명했다. 하지만 '(도장이 찍힌) 은행 인출증까지 받아놓고 왜 실행하지 않았는지'를 묻는 2차 질의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신태양건설, 'PM비' 명목 공사 선급금 편취 혐의 검찰 송치
조합원들 "시공사 말만 믿고 자금인출승인 HUG 법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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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UG가 신태양건설에 자금 인출 승인을 한 2024년 3월 29일, 늦은 저녁 긴급 소집된 조합 이사회 '의안 상정' 문건. 여기에는 '공사 선급금'이라는 점을 전제로, '조합 사업의 파국을 방지하기 위해 PM비 명목으로 지출을 추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HUG는 이와 별도의 답변에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쳐, 공기업으로서 신뢰성을 먹칠했다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HUG는 자금 승인 당일 늦은 저녁 시간에 긴급 소집된 조합 이사회로부터 '공사 선급금 지출 결의서'를 제출받은 뒤 자산신탁에 통보해 놓고도, "관련 회의록은 자금 인출 이후에 우리 공사에 접수됐다"고 발뺌했다. HUG의 거짓말은 '당일 필요 서류 모두 접수'라는 해당 자산신탁의 공식 확인으로 들통났다.
이와 관련, 조합 관계자들은 "시공사의 부도와 HUG의 보증 철회에 따른 중도금 이자 누적 등으로 500여 조합원들은 몇 년째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HUG의 무책임성을 성토했다.
조합원은 "시공사의 사기 혐의에 대한 고소 시점에서는 HUG 유착 정황을 파악하고도 조합 사업 성공을 위해 관계자들을 사건 대상자로 넣지 못했다"며 "HUG가 자금난에 앞뒤 가리지 않던 신태양건설의 말만 믿고 조합 누구도 알지 못했던 'PM비'를 승인해준 데 대해, 지금이라도 사법당국과 감사원에서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때 부산지역에서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7위에 올랐던 신태양건설은 2024년 두세 차례 부도 위기설이 나돌다가 결국 같은 해 11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듬해(2025년) 1월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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