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싸이 미니홈피·캔모아 등 2008년 시대상 반영
기다림의 시절이지만 낭만…드라마가 업은 건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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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tvN 제공] |
▶한 드라마에 심장이 뛴다. '월요병'마저 잊는다. 이 요물 같은 드라마는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다. 시청률은 4% 대지만 화제성만큼은 단연코 1위다. '선업튀'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화제성 조사에서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출연 배우들도 화제성 1·2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인기다.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에 따르면 선업튀는 미국·영국 등 130개국에서 6주 연속 1위를 달렸다. 사실 시청률은 OTT 등장으로 크게 의미 없어진 지 오래다.
▶아, 물론 남자 주인공이 잘생겼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이 드라마는 30~40대의 추억을 재소환한다. 드라마 속 여주는 과거로 '타임슬립'한다. 그 시대가 2008년이다. 남녀 주인공은 머리스타일·패션·화장법 등 16년 전을 완벽 재현한다. 그리고 폴더폰·슬라이드폰을 쓴다. '특수문자' 가득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일촌 신청'도 한다. 생크림과 식빵을 무한리필 해주던 카페 '캔모아'도 등장한다. MP3에 줄 이어폰을 꽂아 함께 노래를 듣는다. 소녀시대 'Gee'춤을 추기도 한다. 그 시절 그 노래들이 드라마의 BGM으로 깔린다. '응답하라 2008'이 따로 없다.
▶이 드라마가 우리도 '타임슬립'하게 만든다. 그 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그땐 스마트폰이 없었다. 당연히 '카톡' 따위 없었다. 사랑에 빠지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고 마냥 폰을 지켜봐야만 했다. 상대방이 읽었는지조차 모른 채 답장 받기를 고대했다. 타키·네이트온 온라인 메신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좋아하는 사람이 접속하길 기다렸다가 쪽지를 건네곤 했다. 미니홈피에서도 일촌평이나 방명록을 남기고 답이 오길 바랐다. 지금보다야 많이 불편했지만 '낭만'이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마음'이 됐다. 미숙했지만 가장 진실됐고 또 그래서 예뻤다.
▶현실 우리에겐 '타임머신'이 없다. '마음'으론 몇 번이나 시간을 돌려도, 우리 '몸'은 돌아갈 수가 없다. 시간은 흐르고 현재의 우리는 지금도 미래로 가고 있다. 어느 순간, 스스로의 나이를 기억하지 않게 됐다. 세고 싶지 않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게 됐다. 문득 시간을 보니 20대보다 30대에 가깝고, 30대보다 40대에 가까운 그저 그런 나이가 됐다. '뜨거운 사랑'을 찾던 젊은이는 이젠 배우자와 '우정'을 나눈다. '천년의 우정'을 자랑하던 친구보단 '가정'이 더 우선이다. 미니홈피로 시시각각 알리던 내 마음보단 '자식의 마음'이 더 중요해졌다. 그런 사람이 됐다. 우리는 그 시절 그때로 절대 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그때가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린 이 드라마를 좋아하나 보다. 잠시나마 그 시절 그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니까. 어쩌면 이 드라마가 업은 것은 '선재'가 아니라 우리의 '청춘'이 아니었을까.
KPI뉴스 / 김윤주 기자 maybe0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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