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의 주마등] 드라마라서 가능한 중증외상센터 백강혁

김윤주 기자 / 2025-02-07 16:42:17
넷플릭스 화제의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일주일만 정주행
드라마 속 응급환자 많아…매일 사이렌 울리는 현실 같아
외상외과 전문의 교육기관 문 닫을 위기, 정부 각성해야
▲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포스터. [넷플릭스]

 

▶다들 재밌다 하길래 넷플릭스의 한 드라마를 봤다. 웹툰을 보다 한번 스쳐 지나간 적이 있는 익숙한 제목이었다. '중증외상 센터'. 연기력이 보장된 주지훈이 주연이었다. '가볍게' 볼 생각으로 틀었다 일주일 만에 정주행을 끝마쳤다. 그리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끊임없는 인명사고와 의료진의 사투는 현실과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드라마는 현실보다 괜찮은 '희망편' 같았다. 그곳엔 '반성'과 '개선'이 있다.

 

▶드라마엔 안타까운 환자들이 참 많이 나온다. 60중 추돌사고, 산악사고 등의 환자들. 현실과도 같다. 처음 서울에 와서 놀랐던 점 중 하나는 '사이렌' 소리가 정말 많이 들린다는 것이다. 지방에선 일주일에 한번 들을까 말까 했던 이 소리를 서울에선 매일같이 듣고 있다. 심지어 하루에 두세 번 들을 때도 있다. 물론 '사람'이 많은 곳이니 그만큼 '사고'도 많겠지만, 들릴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누군지 모를 그 누군가의 '안녕'을 비는 것이다.

 

▶드라마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상외과 의사 백강혁이 한국 대학병원 '중증외상팀'에 부임하며 시작된다. 그는 유명무실했던 '중증외상팀'을 '중증외상센터'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의 옆에는 외상외과 펠로우 양재원과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 마취통증의학과 박경원이 있다. 다소 까칠해 보이는 백강혁은 오직 '환자'를 살리기 위해 애쓴다. 헬기에서 절벽으로 뛰어내리고 헬기·구급차에서도 수술을 감행한다. 덕분에 많은 환자들이 목숨을 구한다. 백강혁은 이국종 교수가 모티브인 캐릭터다. 이 사실을 모르더라도 보다 보면 이 교수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백강혁이 이현종 대위를 살리는 모습은 이 교수가 아덴만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구하는 일과 겹쳐 보인다.

 

▶드라마엔 이 교수가 겪은 안 좋은 현실도 담겨있다. 과거 이 교수는 닥터헬기, 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아주대병원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백강혁 또한 환자를 살릴수록 적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병원과 충돌한다. 다행히 드라마는 일부 인물이 개과천선하며 훈훈하게 끝난다. 다만 지금의 현실에선 '백강혁'이 나오기가 너무나 어렵다. 국내 최초 외상외과 전문의 교육기관인 '고려대구로병원 수련센터'조차 정부 예산 지원이 중단돼 문을 닫기로 했었다. 다행히 현재 서울시에서 지원 의사를 밝혀 한시름 놨다. 드라마에 나온 백강혁의 말을 빌려 정부에게 말하고 싶다. '중증외상'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예산은 이런 곳에 써야 한다. 우리 국민에겐 더 많은 '백강혁'이 필요하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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