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구매 실패' 많지만 급할 땐 편해…화장품 판매 급증
아낄 건 아끼고 쓸 땐 쓰는 '가심비' 중요 청년들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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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 모습. [뉴시스] |
▶'현명한 소비'를 했다고 자평하는 날이 있다. 열심히 '손품'을 팔아 필요한 물건의 '인터넷 최저가'를 찾는다. 할인 쿠폰과 제휴카드를 총동원해 산다. 물건이 배송되면 남편에게 이 과정을 무용담처럼 들려준다. 남편은 무심코 말을 던진다. "그거 똑같은 거 다이소에서 5000원에 팔던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뿌듯함이 '뿌지직' 갈라진다. 입에선 '현실 부정'이 먼저다. "에이 아냐~ 질이 다르겠지 이게 더 튼튼할걸"이라고 말하며 물건 뒤를 본다. 아뿔싸 '메이드 인 차이나'다.
▶이렇게 몇 번 당하니(?) 뭐가 필요하면 다이소부터 가게 된다. 사실 처음 접했을 땐 선입견이 있었다. '물건을 싸게 파는 곳'이 아니라 '싼 물건을 파는 곳'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그렇다고 다이소의 모든 물건이 좋다는 건 결코 아니다. 여전히 실패하기도 한다. 다이소에서 샀다가 3일 만에 결별하게 된 물건도 많다. 다만 '일부'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는 있다. 또 급히 필요한 물건을 임시방편으로 살 수는 있다. 신기하게도 다이소는 어디에나 있다. 언제 이렇게 늘어났나 싶다.
▶다이소는 '개미지옥'인 듯 하다. 분명 들어갈 땐 3000원짜리 물건 하나만 살 생각이었는데, 나올 땐 2만 원을 계산하고 있다. 그냥 '가볍게' 구경하다 보면 '무겁게' 집에 가게 된다. 싼 맛에 무심코 집어넣은 결과다. 이 충동구매엔 숏폼 영향이 크다. SNS를 보다 보면 '다이소 대란템', '가성비 정리템' 영상이 눈에 띈다. 나도 모르는 새 그 물건들을 주입식으로 머릿속에 저장한다. 그러다 다이소에 가고 그 물건들을 발견하면 홀린 듯 사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을 정말 잘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자꾸 자꾸 사게 된다.
▶이젠 다이소가 '아름다움'까지 넘본다. 다이소에 가니 사람들이 북적대는 코너가 있었다. '화장품 코너'였다. 생각보다 다양한 제품에 놀랐다. 내가 쓰는 것도 있었다. 다이소에서 화장품을 산다는 친구가 떠올랐다. 조금 의아했다. 그 친구 소비는 '고급형'에 가까웠다. 여행은 해외로만 갔고 옷은 백화점에서만 샀다. 그에게 '다이소 화장품'은 안 어울려 보였다. 이유를 묻자 친구는 "아낄 수 있는 건 아끼고 좋아하는 일엔 돈을 아끼지 않을 뿐이야"라고 답했다. "다이소 화장품도 좋은 게 많다"고도 했다. 다이소의 지난 1~7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했다. 어쩌면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노리는 청년들에게 다이소는 천국 아닐까. 바야흐로 MZ 다이소 만능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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