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의 주마등] 말 많은 27일 임시공휴일

김윤주 기자 / 2025-01-10 16:51:13
3일인 짧은 설연휴에 정부 27일 임시공휴일 추진
취지 좋으나 며느리들 한탄·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명절 전 아닌 명절 후인 31일에 쉬잔 의견도 많아
▲ 지난 9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쉬는 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쉬지만 쉬는 것이 아닌 그런 요상한 상태일 때 그렇다. 나 같은 경우는 이번 아이 방학에 그런 기분을 느꼈다.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물론 행복하다. 그렇지만 '업무'보다 힘든 것이 '육아'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각인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왜 '아이 방학, 엄마 개학'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이번 설 명절이 때아닌 '휴일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가 임시공휴일(27일) 지정을 추진하면서다. 언제나 취지는 좋다. '내수 경기 진작'과 '(국내)여행 활성화'다. 이 안이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오는 31일 하루 연차로 최장 9일을 쉴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인터넷에 올라온 한 글이 인상 깊었다. "며느리들 다 이혼하라는 건가" 짧은 문장이었지만 어떤 상황인지 대번에 납득이 갔다. 원래 '짧았던' 설 연휴는 좋은 핑곗거리였을 것이다. 시댁에 짧게 머무르고 가사를 적게 해도 눈치가 덜 보였을 일이다. 물론 모두가 이런 것은 아니다. 편한 시댁·명절에 가사를 하지 않는 며느리도 많다. 하지만 저 글에 공감수가 많았던 걸 보면 여전히 힘든 며느리가 많은가 보다.

▶자영업자들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연휴가 길면 여행 가느라 상권은 되레 망한다"라는 등의 우려가 나온다. 일부 시민도 "나라가 개판이라 쉬어도 좋지 않다"라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연차 아끼게 됐다", "쉬어서 좋다"라는 긍정적 의견도 많다. 한편으론 쉬긴 쉬되, 27일이 아닌 '31일'에 쉬자는 제안도 나온다. '명절 후'에 쉬면 며느리들의 가사노동과 회사원의 업무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명절을 지내고 난 뒤 가족끼리 외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31일에 쉬자"고 의견을 내놓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의 글은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물론 어떤 일이든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다만 부디 잘 결정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첫 명절이 되길 바란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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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 편집부 기자

'주마등(走馬燈)' 세상을 살아가며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글로 적습니다. ▲ 지역신문컨퍼런스 젊은기자창 부문 대상(2014) ▲ 한국기자협회 에세이 공모전 대상(2020) ▲ 한국기자협회 정론직필 사행시 공모 장려상(2021) ▲ 한국기자협회 기자의 세상보기 시 부문 장려상(2022) ▲ 한국편집기자협회 제250회 이달의 편집상(2022) ▲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우수회원상(2023) ▲ 칼럼 [김윤주의 酒절주절] 2017~2018년 연재 ▲ 칼럼 [충청로2] 2018~2024년 연재 ▲ 칼럼 [김윤주의 주마등]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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