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의 직썰] 1년 지나도록 끝나지 않은 윤석열의 내란

류순열 기자 / 2025-12-03 13:27:51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이 정확하다. 윤석열 일당의 12·3 내란이 실패한 건 우연에 우연이 겹친 결과일 뿐이다. 시민들의 저항, 의원들의 월담, 군경의 소극적 임무수행 등등 그 여러 우연의 퍼즐조각이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내란은 성공했을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무고한 체포와 죽음이 잇따르는 지옥도가 펼쳐졌을 것이다.

 

필연적 결과가 아니었다. 우연은 민주주의의 편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어느 계엄군이 시민에게 개머리판이라도 휘둘렀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그렇게 위험천만한 사건이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그날의 파국을 막았다고 해서 내란죄의 무게가 단1그램이라도 가벼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윤석열, 한덕수, 김용현, 이상민, 박성재, 조태용, 여인형, 추경호 등등 내란우두머리와 가담자(중요임무종사)들은 역사에 기록될 희대의 중범죄자임이 명백하다.

 

그러나 지난 1년 내란 수사와 재판이 어떻게 진행됐나. 한동안 재판 출석을 줄기차게 거부하던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게 법은 무력하기만 했다. 이후 법정의 윤석열은 또 어땠나. 고개 빳빳이 들고 "내가 뭘 잘못했냐"는 태도로 일관할 뿐 반성의 낌새는 찾아볼 수 없고 되레 증인을 직접 심문할 때는 피고인인지, 검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내란죄 변호인들(이하상, 권우현, 유승수, 김계리, 송진호 등)도 가관이다. 법정에서 버젓이 증인을 협박하고, 검사를 윽박지르고, 재판장을 모독한다. 속된 말로 깽판을 친다. 강도가 경찰에게 몽둥이 휘두르는 격 아닌가. 그런 광경을 재판장 지귀연은 가만히 지켜보다 고작 한다는 말이 "아이, 변호사님들, 오늘 또 왜 이렇게 예민하실까"다. 무슨 내란 법정이 이 모양인가. 재판인가, 토크쇼인가.

 

내란 가담자들 구속영장도 줄줄이 기각이다. "안된다"는 직언은커녕 국무회의를 소집해 불법계엄을 도운 국무총리 한덕수, 계엄 직후 법무부에 수용여력 점검을 지시하고 교정본부장에게 '수용 여력 3600명'이라는 문건을 보고받은 법무장관 박성재, 당일 새벽 페이스북에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고 쓴 전 국무총리 황교안,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막으려했던 게 역력한 여당(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의 영장이 그렇게 기각됐다.

 

"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부장판사 정재욱, 박정호, 이정재, 남세진)의 기각 사유인데, 국민 법상식과는 한참 동떨어진 얘기다. 뻔한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대놓고 내란을 선동한 범죄혐의자들인데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법이 언제부터 이렇게 물렁하고 관대했나.

 

이 모든 게 조희대의 사법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조희대가 누구인가. 불법계엄엔 침묵하더니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2심 무죄를 군사작전하듯 신속하게 유죄로 뒤집어 돌려보내는(파기환송) '손 떨리는' 결단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사법부 독립을 스스로 훼손한 대법원장이다.

 

내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국민의힘도 한심하고 뻔뻔하기 짝이 없다. 보수의 가치와 품격을 팽개치고 퇴행의 길로 갔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내란몰이' 프레임을 방패 삼아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 정작 내란몰이를 누가 하고 있나. 진작에 내란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고 윤석열과 결별했다면 내란몰이 당할 일도 없었다.

 

12·3 내란은 한국 민주주의의 취약함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수십 년 숱한 시민의 핏값으로 쌓아 올린 성취가 한 순간 무너질 수 있음을 그날 밤 온 국민이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1년이 지나도록 정확한 규명도, 엄정한 단죄도 하지 못하고 있다. 내란과 그 트라우마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대표(장동혁)가 여전히 계엄을 옹호하며 내란우두머리를 면회하고, "우리가 황교안이다"나 외치는 국민의힘, 내란재판을 명랑 토크쇼처럼 진행하는 조희대의 사법부가 있어 가능한 기현상일 것이다.

 

국힘과 조선일보 등이 프레임 씌우는 '내란몰이'라는 건 없다. 내란이 어디 시간이 지났다고 적당히 덮고 갈 수 있는 사건인가.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내란은 반드시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다. 그것만이 이 시대착오적 비극에 마침표를 찍고 미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다. 내란 1년, 대한민국은 아직 그 길을 찾지 못했다.

 

▲ 류순열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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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순열 /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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