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의 직썰] 대법원장 조희대의 '선택적 정의'

류순열 기자 / 2025-10-13 16:33:03

13일 마침내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에 납시었다. "사법독립"삼권분립"을 방패 삼아 버티던 그였다. 그런데, 납시었을 뿐이다. 국민적 의구심을 풀어줄 정정당당한 해명 같은 건 없었다.

 

나라가 위태로운 내란정국에서 대체 왜 조희대의 대법원은 그런 일을 벌인 것인가. 2심서 무죄 선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을 왜 군사작전하듯 속전속결로 유죄로 뒤집어 돌려보낸(파기환송) 것인가. 선거개입은 물론 내란동조로 의심받을 짓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조희대 스스로 자초한 국민적 의구심이다. 이걸 해소하자는 게 재판개입이란 말인가.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정감사는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된다"고 훈계하듯 말했다. '선거개입' 의구심을 해소하랬더니 이번엔 "재판 개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한 꼴이다.

 

조희대는 "대법원장 취임 이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했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진정성을 느낄 수 없는 공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12·3 불법계엄이 선포됐을 때, 법원이 폭도들에 의해 짓밟힐 때 조희대의 '정의''양심'은 대체 어디에 있었나. 자유민주주의가, 법치가 유린되던 그날 조희대는 침묵했다. 그 어떤 항의도, 경고도, 책임 있는 발언도 없었다.

 

내란정국에서 유력 야당 대선후보의 무죄판결을 뒤집는 일엔 속전속결이던 조희대는 왜 내란 주범과 폭도들에게는 단 한 마디 말조차 없었던가. 헌법이 짓밟히는 순간을 목도하고도 침묵한 자가 법치를 말하는가. 사법부 최정점에 앉을 최소한의 자격이나 있는가. 그렇게 당당하면서 "한덕수를 만난 적이 있는지 없는지 입장을 밝혀달라"(박균택 의원)는 질문엔 왜 눈만 끔뻑할 뿐 답변하지 못하는가. 사법부 수장 조희대에게 정의와 양심이란 상황 봐가며 기분 따라 선택하는 기호품쯤 되는가.

 

조희대는 이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사법개혁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는데, 이 또한 공허할 뿐이다. 국민적 의구심조차 해소하지 못하는 사법부 수장이 주도하는 개혁이 신뢰를 얻을 수 있겠나. 사법개혁의 출발점은 제도가 아니라 신뢰 회복이다. 그 신뢰의 회복은 책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법원이 짓밟히던 순간에도 침묵하고, 국민의 의구심 앞에서도 자기방어에 급급한 자가 무슨 개혁을, 누구를 위해 추진한다는 말인가. 진정으로 정의와 양심을 믿는다면, 이제라도 결단해야 한다. 스스로 물러나라. 이것이야말로 사법부가 다시 국민 신뢰를 얻는 진짜 개혁의 첫걸음이다.

 

▲ 류순열 편집인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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