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균의 금융경제 읽기] 트럼프 2.0 미국 우선주의 개막···승자 되는 조건은

조홍균 논설위원 / 2025-01-21 16:07:45
미국 우선주의 슬로건…빛과 그림자 공존
관세정책은 협상 레버리지 중시 성향 감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제47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후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대로 위대하게 미국을 만드는 것을 넘어 더 좋은 미국을 만들고 더 좋은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대통령이 되길 기대한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힘주어 언급했다. 트럼프 2.0이라는 게임이 이제 시작된 것이다. 게임에는 게임의 룰이 있고 룰 아래에서 움직이는 플레이어가 있다. 룰과 플레이어가 상호작용을 하고 그 상호작용이 게임의 성과를 만든다.

 

트럼프 2기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라는 슬로건을 우선적으로 내걸었다. 여기에는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미국 우선주의 구호가 향후 실제로 전개되는 정책에서 구체적인 현실로 어떻게 구현될지를 불확실성 속에서 주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트럼프 2기 정책이 표방하는 규제 완화와 혁신은 기업가 정신의 창달을 기할 수 있다. 빛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규제 완화를 너무 심하게 추진하면 미국이 위험한 호황-불황의 사이클(boom-bust cycle)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규제 완화가 번거로운 행정 절차(red tape)를 없애고 혁신을 자극함으로써 미국경제의 성장 동력을 높일 수 있지만 너무 지나치면 위험이 따른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2기 정책이 이처럼 여러 얼굴을 지니고 있기에 트럼프 2.0에 진입한 플레이어 입장에서 관성적 틀에 머물지 않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현실 속 동학(dynamics)을 읽는 판단이 긴요하다.

 

트럼프 2기 정책의 하이라이트는 관세정책이라고 회자되어 왔다. 그렇기에 취임과 동시에 이른바 관세폭탄이 투하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으나 관세 수입을 징수할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 설립 계획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를 예고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라 할 보편관세 도입을 포함한 구체적인 통상정책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실제 행정에서는 다소 점진적인 정책접근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인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금부터는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주무 부처라 할 수 있는 재무부와 상무부의 정책 방향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2기 행정부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관세정책에 대한 인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현재까지 관세 순수주의자(tariff purist)라기보다는 관세 점진주의자(tariff gradualist)에 가깝다는 평가를 대체로 받고 있다.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높고 영구적인 관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도구로 관세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베센트는 각국의 무역 관행이 얼마나 불공평한지에 따라 정해진 스케줄에 의거 다양한 강도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관세는 협상 레버리지와 시장이 적응할 시간을 제공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즉 선제적 안내의 형태로 느껴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점이 시사적이다. 적국과 동맹국 모두에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의 무역 관행을 비판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베센트와 비슷한 맥락에서 관세정책을 지지한다. 베센트와 마찬가지로 러트닉은 관세 순수주의자가 아니라는 평가를 최근 받고 있다. 러트닉은 관세가 협상의 포커 칩이며 적과 동맹국에 사용하여 무역정책을 변경하도록 만드는 수단이라고 했다. 러트닉은 또한 관세 보편주의자(tariff universalist)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국가의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에 상호 맞추어서 제품별로 부과하는 관세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른 나라라고 하며 거리를 두었다. 중국에 대한 관세는 중국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지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모두 관세를 좋아하고 관세를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모두 중국을 비판하고 있다. 모든 국가와 모든 제품에 동일한 수준으로 동일한 비율로 적용되는 일괄적 관세에는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가 때때로 원했던 것처럼 들리는 대목이다. 재무장관, 상무장관, 행정부 정책결정자들이 앞으로 트럼프와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고 또 미 의회와는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관세정책을 추진해 나아갈지 예의 주시해야 할 시기라 할 수 있다.

 

재무장관, 상무장관 등이 강조하는 외국과의 협상 지렛대, 그리고 관세 수입이라는 재정적 측면, 자국의 산업보호 등 현실주의적 관점과 방식의 접근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정책이 산업별, 국가별, 심지어 동맹국별로도 동등하지는 않을 개연성 또한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2기의 관세정책은 철저하게 현실주의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접근을 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자칫 그들만의 과다확신 오류 또는 집단사고 오류에 빠질 위험성은 없는 것인지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이제 개막한 트럼프 2.0 미국 우선주의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관세정책을 포함하여 불확실성 속에 전개되는 트럼프 2기 정책이 현실 속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느냐를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례이론을 인용해 본다면 1937년 연방대법원 판례(First Nat. Bank & Trust Co. of Bridgeport, Conn. v. Beach)에서 비롯된 총체적 상황 판단(totality of the circumstances test) 이론이 있다. 어느 하나 또는 특정 요소에만 의존하지 않고 모든 정보와 상황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 판례이론이 경제 문제에도 적용되는 바가 있다. 트럼프 2기에서의 관세정책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궤도, 산업정책, 외교군사정책 등 제반 주요 현안 대응에 관한 총체적 상황 판단이 긴요하다. 트럼프 2.0 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 조홍균 논설위원

 

 

●조홍균은

 

법·제도경제학자이자 35년 경력 중앙은행가. 경제, 금융, 기업 관련 정책과 제도를 주로 천착했다. 통화금융정책, 금융체제, 금융감독, 금융산업, 기업정책, 법경제 실무와 이론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중앙은행과 정부, 국제기구, 학계, 언론계 등에 걸쳐 폭넓게 이력을 쌓았다.

 

△ 미 워싱턴대 법학박사(J.D./J.S.D., 법경제학) △ 1989년 한국은행 입행 △ 1990년 조사제1부 조사역 △ 1999~2012년 정책기획국 과장 차장 팀장 △ 2016년 금융감독원 거시감독국 파견국장 △ 2017년 한국금융소비자학회 부회장 △ 2018년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 2020년 고려대 겸임교수 △ 2022년 경제연구원 부원장

 KPI뉴스 / 조홍균 논설위원 hongkyooncho@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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