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폰·저가 판매, 알고 보면 '눈속임'…소비자 주의 필요

조성아 / 2022-05-30 16:37:46
고가 요금제 의무 사용·카드 일정액 이상 사용 조건 걸어 할인 '최신폰 초특가 97% 세일, 2만원대', '할부원금 0원', '5월특가 0원'.

이선미 씨(42)는 핸드폰을 바꾸기 위해 며칠 전 대리점을 찾았다. '갤럭시 S22 특가 판매'라는 문구를 보고 찾아갔지만 이 씨는 대리점 직원의 설명을 듣고 바로 구매를 포기했다. 공짜폰을 내건 대리점의 '눈속임' 마케팅이었을 뿐 할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공짜폰과 저가폰 판매 광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상은 다양한 의무 조건으로 소비자에게 단말기 가격을 그대로 전가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공짜폰', '0원' 판매 문구로 홍보중인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조성아 기자]

공짜폰의 대표적인 눈속임은 고가 요금제 사용이다. 공짜폰이나 저가폰 혜택을 받으려면 8만9000원 요금제를 최소 4~6개월간 의무 사용해야 한다.

의무 사용 기간이 지나면 요금제를 낮춰 바꿀 수 있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5만 원대 요금제로 바꾸면 할인 금액도 줄어 처음 계약 당시보다 단말기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한다. 첫 계약시 소비자에게 고지된 단말기 가격은 8만9000원 요금제를 계속 유지할 경우에 적용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약정 할인도 문제다. 약정기간인 2년 동안 매달 30만원 이상 사용해야 1만 원 이상 요금을 할인받는다. 카드사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월 2만 원 정도 요금을 할인 받으려면 매달 70만 원 이상을 긁어야 한다.

온라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30일 '휴대폰 특가'를 검색어로 넣으니 여러 업체들의 낚시성 홍보 문구가 연이어 올라왔다. 한 곳을 골라 문의해 본 결과는 앞서 이 씨가 들은 내용과 비슷했다. 판매업자는 "통신사별로 다르지만 8만9000원, 9만원, 9만5000원 요금제를 6개월간 쓰셔야 한다"는 부연 설명을 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대리점 직원은 "0원이다 5만원이다 판매하고 있는 곳들 모두 다 고가 요금제, 카드 사용 같은 조건이 걸려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정가 100만원 가까운 휴대폰을 공짜로 주겠느냐"고 말했다.

근처 대리점 관계자는 "현재 A카드사 할인 혜택이 가장 크다"는 팁도 줬다. 

특가 판매 휴대폰은 고가 요금제와 카드 사용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가능한 셈이다.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로 매달 2~3만원을 2년간(24개월) 낸다면 결국 할인받은 가격만큼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꼴이다. 카드 사용 조건을 충족 못할 경우 할인 효과는 바로 사라진다.

▲한 온라인 판매에선 '갤럭시S22'가 2만 원대라고 쓰여 있다. [사이트 캡처]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불공정 거래를 막기 위해 '이동통신 서비스 및 단말장치 온라인 판매 가이드라인' 등을 고지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역시 통신3사와 함께 '이동전화불공정행위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관계자는 "소비자 신고가 접수되면 1차 경고시정 조치, 2차 영업정지 등의 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많은 대리점과 판매점들, 인터넷 매장까지 단속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2014년 10월 도입된 단말기유통법도 과도한 보조금 혜택 등을 막기 위해 도입됐으나, 시장 상황을 따라가기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추가 지원금 한도를 기존 공시지원금의 15%에서 30%로 상향하는 단말기유통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추가 지원금 한도를 높이면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공시지원금 상향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 휴대폰 판매업자는 "지원금 한도를 정하기에 앞서 과도한 통신요금과 단말기 요금을 조정하는 게 우선"이라며 "불법 지원 방식을 꿰차고 있는 휴대폰 판매업자들을 단속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조성아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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