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억대 조형물 가족회사 납품…전남도의원 '이해충돌' 도마

강성명 기자 / 2026-02-10 16:47:47
가족 운영 A사, 2020년 장흥군 조형물 3억4657만원 납품
지인 B씨, 동일 견적으로 무늬동백 1755만원 수의계약

전남의 한 도의원 가족 회사와 선거를 도운 지인이 지역구인 전남 장흥군의 각종 사업을 수주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의원 D 씨의 영향력 행사 여부를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 전남도의원 D 씨 가족회사가 납품해 어머니테마공원에 설치된 3억 원대 동상 일부. [강성명 기자]

 

10일 KPI뉴스가 등기부등본과 계약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D 의원의 가족이 운영하는 A 사는 D씨가 광역의원으로 당선된 뒤 장흥군이 추진한 조형물 설치 사업을 수주했다.

 

2011년 설립된 A사에는 D 씨가 2013년부터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며, 광역의원 당선 직후인 2018년 9월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담양군에 소재한 A사는 도의원 D 씨에 이어 아들 김모 씨와 직원 어머니인 김모 씨가 차례로 대표이사를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이사직을 승계한 직원의 어머니 김모 씨는 현재 75세 고령에 자동차 운전면허 미소지자로써 장흥에서 담양 회사까지 출퇴근도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것은 여성 기업으로 혜택을 누리기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사는 D 의원이 도의원에 당선된 직후인 2019년 6월, 장흥군이 추진한 '어머니테마공원 조성사업' 3차분 가운데 '인생조형물 조성' 사업을 명목으로 3억4657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을 통해 '가족의 유대감과 정'을 주제로 유년기부터 황혼까지의 삶을 표현한 6개 테마, 동상 13개를 제작·납품했다.

 

A사는 계약 당시 조형물제조업을 포함해 LED램프 제조업, 건축·토목 공사업 등 업태만 40여 개에 달했으나, 계약 이후 조형물제조업을 삭제했다.

 

지자체 조형물 제작은 표준품셈이나 공식 단가표가 없어 원가 산정이 사실상 업체 자율에 맡겨져 있다는 점이 구조적 허점으로 지적된다.

 

자재비와 인건비, 디자인비 등이 업체 내부 기준에 따라 책정되다 보니 지자체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고, 특히 '전문 예술 영역'이라는 이유로 가격 적정성 심사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또 수의계약 방식이 적용될 경우 경쟁 입찰이 없어 같은 규모와 재질의 조형물이라도 업체에 따라 가격이 수배까지 차이 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지자체별로도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격차가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장흥군은 "A사가 조형물 작품 전공자를 끼고 제작한 뒤 납품한 것으로 알고 있어 작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다"며 "현장에도 조형물 설명만 있을 뿐 작가명 표기는 없다"고 해명했다.

 

해당 조형물을 둘러싼 표절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 작가가 출생부터 황혼까지의 일생을 주제로 한 동상 제작을 장흥군에 제안한 바 있는데, 이를 허락 없이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운전을 하며 선거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B 씨 역시, 장흥군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사실이 확인됐다.

 

▲ 전남도의원 지인 B 씨가 납품한 무늬동백 견적서 [독자 제공]

 

B 씨는 지난해 8월 장흥군 농업기술센터가 추진한 '지역특화 신소득 품목개발' 사업과 관련해 1755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무늬동백 30주를 납품했다.

 

납품된 무늬동백은 크기와 규격이 제각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당 58만5000원으로 일괄 계약됐고, 비교견적 역시 전 품목을 80만 원으로 동일하게 기재한 부실한 견적서가 제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업에는 도비 1680만 원과 군비 2320만 원 등 예산 4000만 원이 투입됐지만, 현재까지 반려식물이나 신소득 작물로 활용하겠다는 군민 수요는 전무한 상태다.

 

농업기술센터는 "인터넷과 유튜브 검색을 통해 B 씨를 물색했고, 장흥 군목이 동백이어서 개발에 나선 것이다"고 밝혔으나, 동일 가격으로 작성된 부실한 견적서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B 씨는 "무늬동백 가격을 부풀린 사실은 없고 오히려 당시 저렴하게 납품했다"며 "납품 당시 D 도의원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고, 현재 잠깐씩 운전하며 선거를 도운 것도 한 달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D 도의원은 "B 씨는 전 국회의원 지역구 보좌관일 때부터 알고 지낸 오래된 사이로, 한 지인이 B 씨가 선거에 도움이 되니 모셔왔으면 좋겠다 해서 캠프로 오게 됐지만, 무늬 동백을 납품했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가족회사 사업 수주와 관련해서는 "2011년 직접 설립한 회사로 선거 자금 확보를 위해 현재 공탁을 걸어놓은 상태다"며 "동상 계약 체결을 도와준 적은 없고, 조달청을 통해 납품을 한다고 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고 해명했다.

  

한 지역민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D 도의원에 대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4가지 의혹을 살펴달라며 윤리심판원에 제소했다.

 

민주당 윤리규범 제11조는 '이해충돌 방지 및 회피의무'를 명시하며, 당직자와 공직자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사적 이해관계가 발생할 경우 공익을 우선하고 직무를 회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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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명 기자

강성명 / 전국부 기자

광주·전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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