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재벌 대기업을 위한 시행령 개악"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기업에선 중대재해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양대 노총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도 비판에 가세했다.
윤석열 정부가 중대재해법 손질을 예고한 가운데 중대재해법 논란은 당분간 뜨거울 전망이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갑론을박 중
경영계는 중대재해법 규정에 담긴 안전·보건 의무가 구체적이지 않다며 법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는 15일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건의서를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제출했다. 17일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법 개정을 강력히 요청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 장관을 만나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며 "산업재해 문제를 처벌 중심으로 가면 기업들의 예방과 교육을 위한 노력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항공회의소도 15일 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중대재해법 개정을 제안했다. 5인 이상 기업 930개 대상 조사에서, "68.7%가 법을 이해하지 못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근거다.
경총이 윤석열 정부에 제출한 6가지 중대재해법 개정 요구 건의서에는 "경영책임자의 안전 확보 의무를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상 의무로 갈음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해 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경영계는 그동안 법 규정에 담긴 안전·보건 의무가 구체적이지 않다며 법 보완을 요구해 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16일 간담회를 통해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노총은 "시행령에 없는 내용까지 새로 제정해 대표이사가 처벌을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은 재벌 대기업을 위한 시행령 개악"이라며 '후안무치한 개악시도'라고 반발했다. "사업대표의 의무이행 책임을 면제한다면 그 순간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문화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16일 한국노총을 방문한 이정식 장관에게 "중대재해법을 약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명백한 부분은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7일에는 참여연대도 가세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해 정부의 흔들림 없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尹정부 110대 과제에 '중대재해법 재개정' 포함…노사 갈등 심화 가능성 높아
윤석열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중대재해법 재개정' 내용이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은 현행법에서 모호한 일부 법 규정의 개정을 통해 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새 정부가 어떻게 법을 손질할 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법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관련업계에선 중대재해법이 원래의 취지인 '산업안전 사고' 예방에 부합하려면 법의 규정이 좀 더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법의 보완을 통해 원래 취지에 부응하도록 하자는 것이지, 처벌을 피해가는 방향으로 개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한 노동법 전문가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기업의 면책을 위한 대비 문의가 급증한 것이 사실"이라며 "책임 소재를 확실하게 규정하는 방향의 세부 규정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조성아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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