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3총사, 비수기에도 분기 매출 1조 시대 열었다

박일경 / 2022-05-13 16:17:40
3사 합병 땐 '연매출 4조' 거대 바이오 기업 탄생…'일감 몰아주기'도 해소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그룹 3개 상장계열사의 올해 1분기 매출 총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실적이다.

2분기부터는 영업환경이 개선되는 측면이 있음을 감안하면 올 한해 셀트리온 삼총사의 매출 총액은 4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사상 최고 매출 실적을 경신하는 셈이다. 연내 셀트리온 3사의 합병까지 마무리되면 국내 최초로 연매출 4조 원이 넘는 거대 바이오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41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비수기임에도 1분기 매출로는 처음 4000억 원을 돌파했다. 같은 날 셀트리온제약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7% 늘어 887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분기 최대 매출이다.

셀트리온제약 바이오의약품 부문은 180억 원 넘는 매출을 올리며 54% 신장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속에서 케미컬 및 바이오의약품 품목들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연말까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공개된 셀트리온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4570억 원) 보다 20.5% 늘어난 5506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의 매출 규모는 총 1조548억5000만 원에 이른다.

작년 1분기 셀트리온(4570억 원)·셀트리온헬스케어(3563억 원)·셀트리온제약(856억 원) 3사를 합친 매출 8989억 원과 견주면 일 년 만에 17.3% 급증한 수치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북미 지역을 포함해 글로벌 전역에서 기존 제품들의 처방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면서 의미 있는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항암제 제품군의 유럽 직접판매,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판매 본격화, 신규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출시 등 실적 개선을 이끌 주요 이벤트들도 예정돼 있어 올해도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셀트리온 제2공장. [셀트리온 제공]

3사 합병으로 '일감 몰아주기' 피하고 외형성장 도모

셀트리온 3사 합산 매출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설 합병법인이 덩치를 어디까지 키울 것인가에 있다. 셀트리온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2019년 기준 셀트리온의 내부 거래 비중은 37.3%로, 64개 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하면 셀트리온제약은 국내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를 각각 책임지는 구조다. 셀트리온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원인이다.

3사 합병은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하고 외형 성장을 도모할 목적으로 추진돼 왔다. 셀트리온그룹은 2020년 1월 상장 3사 합병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2년이 넘도록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연내 완료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3사 합병을 실행하기 위한 걸림돌은 제거됐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1월 10일부터 4월 10일까지 석 달에 걸쳐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셀트리온이 1000억 원(54만7946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500억 원(67만3854주) 어치를 사들였다. 2017년 3월(457억 원)과 2018년 11월(978억 원)에 비해 자사주 매입량을 대폭 키웠다.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이 끝난 4월 10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5월 10일 이후 합병 이사회를 열 수 있는 상태가 됐다. '다른 회사와 합병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 경우 이사회 개최일로부터 1개월 전에는 자사주 취득을 할 수 없다'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규정 때문이다. 미공개 정보인 합병을 앞두고 회사가 인위적으로 형성된 가격에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 셀트리온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셀트리온 제공]


자사주 매입이 영업익에 악영향…주가도 '뚝↓'


셀트리온은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배경으로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꼽았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생각할 때 주가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3개월에 걸친 대규모 자사주 취득에도 주가 부양 효과는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주당 14만5000원에 장을 마치며 전 거래일보다 9500원(-6.15%) 급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5만4600원, 셀트리온제약이 7만6700원으로 전일 대비 각각 2700원(-4.71%), 2200원(-2.79%) 하락 마감했다.

자사주 매입에 투입된 비용은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맏형 셀트리온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23억 원으로 전년 동기(2097억 원) 보다 32.1% 줄었다. 직전 분기(2184억 원)와 비교하면 34.8% 급감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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