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주도하던 중소기업들 대기업 품으로…시장도 통합운영으로 변화 중소기업 중심이었던 국내 전기차 충전 산업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전기차 밸류 체인이 충전기 제조와 서비스·관리 등으로 나뉘었다면 앞으로는 대기업이 이를 모두 아우르는 방식으로 구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는 SK, 롯데에 이어 LS그룹까지 전기차 충전 사업에 가세하는 등 대기업들의 공세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LS와 E1는 지난달 27일 전기차 충전 법인 '엘에스이링크(LS E-Link)'를 공동 설립한다고 공시하고 올 하반기부터 영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은 중소 충전기업들을 인수하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기업이 잠식한 '충전기 제조사 1세대'
지금까지 국내 전기차 충전 제조·판매는 중소기업이 중심에 있었다. 시그넷이브이(현 SK시그넷), 대영채비, 중앙제어, 모던텍 등 1세대 업체들이 대표 주자들이다. 이들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80%다.
전기차 충전 시장은 그러나 2021년 대기업들이 이들 중소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지각 변동을 시작했다. 2021년 8월 SK는 시그넷이브이를 2930억 원에 인수했고, 같은해 11월 롯데정보통신은 중앙제어를 690억 원에 인수했다.
대영채비는 현재 카카오가 눈독을 들이는 상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2019년부터 대영채비에 총 70억 원을 투자했다.
대기업 인수 행보, 이제는 '충전 사업자'로 향하나
전기차 충전 사업은 충전기 제조와 충전소 운영사(CPO)로 나뉜다. 대영채비처럼 제조부터, 판매,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한 영역만 특화한 곳이 더 많다. CPO는 충전 부지를 확보하고, 충전요금을 매긴다. 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해결하는 역할도 한다. 대표 기업으로는 파워큐브, 차지비, 에버온, 지엔텔 등이 있다.
중소기업들이 역할을 분담했던 이 시장은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통합 운영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휴맥스의 사업 행보는 이를 대표적으로 입증하는 사례다. 휴맥스는 셋톱박스 사업이 사양화로 접어들자 신성장동력을 찾아 2019년부터 모빌리티에 투자해 왔다. 휴맥스는 대영채비(제조·서비스)·이지차저(유지보수·제어센터)·피에스엔(개발)·차지인(시스템) 등에 투자하며 '토탈 솔루션' 사업을 지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충전 제조사 인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 눈여겨 볼 곳은 충전소 운영사"라며 "대기업의 시장 장악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GS에너지는 지엔텔과 합작법인 지커넥트를 설립하고 영업 양수도 계약을 통해 지엔텔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권을 전부 취득했다. 지커넥트가 전국에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기는 8000개가 넘는다.
충전 안전성 문제 …대기업이 해결할까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을 가속화하는 이유는 이 시장이 아직은 '블루오션'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23만대로 전년보다 71.5% 증가한 반면, 전기차 충전기는 10만대뿐"이라며 "전기차 충전기는 더 빠른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전·후방 산업은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 113만 대, 충전기 51만 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면서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됐던 안전성과 사후관리 부실 문제가 해결될 거란 기대도 나온다.
테슬라 차주들은 '전기차를 충전하던 중 과전류 유입으로 차량 부품이 고장나는 일들이 발생한다'며 연이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SK시그넷과 대영채비 등 주요 업체들의 제품도 포함돼 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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