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마다 등장하는 "삼성 유치"…기업은 "부담스럽다"

조성아 / 2022-03-08 13:05:10
안성, 부산…곳곳에 삼성전자 유치 공약
"민심잡기용" 비판 거세고 기업은 "언급도 힘들어"
선거 때마다 남발되는 대기업 유치 공약에 기업들은 부담스럽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기업이 삼성이다.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경기 안성 지역은 '삼성전자 유치전'이 선거판을 휩쓸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지난 2월 17일 경기 지역 첫 유세지로 안성을 찾았다. 윤 후보는 '안성을 반도체 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안성 지역 맞춤 공약을 내놨다. "안성맞춤 대한민국 만들겠다"는 것이 캐치프레이즈였다.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김학용 후보 역시 '삼성전자 유치'를 최대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김 후보는 "삼성전자는 약 16년 주기로 반도체 공장을 기공해왔다"면서 "반도체 시황 개선에 따라 설비 투자도 탄력을 받게 된 지금이 새로운 차세대 반도체 공장 신설을 시작해야 할 적기"라고 피력했다. 

▲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문제는 이들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는 점. 안성 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삼성이 안성에 땅을 많이 매입해둔 탓에 그런 이야기들이 돌고 있지만, 공약이 현실화되긴 어렵다"고 단언했다. "삼성이 갖고 있는 땅은 지형이 가파른 임야 지역이 많아 공장을 지으려면 토지 지목 변경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다"는 게 이유였다.

삼성, 안성시 보개면 일대 땅 꾸준히 매입…실상은 방치

삼성은 안성시 보개면 남풍리 일대 땅을 삼성생명 명의로 꾸준히 매입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은 지난 99년 말 납골당 등 장례 시설을 만들려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이 부지에는 '에버랜드가 들어온다'는 얘기도 돌았지만 개발되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안성에 삼성전자 유치설이 구체적으로 나돌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1년 6월 2일.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 문제였다. 당시 그는 '제2의 평택공장을 짓겠다'고 언급했다.

안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이때부터다. 안성은 평택 고덕산업단지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과 20~30km 거리로 가까워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대두됐다. 안성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해부터 삼성전자 공장이 지어진다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삼성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니 지역에서도 바람만 가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부산 시장 선거 때도 대기업 유치 공약 남발

삼성전자 유치전은 지난해 4·7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전에서도 떠들썩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임기 1년 내 기장군에 삼성전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해 당시 박 후보는 "부산시 경제부시장 시절 삼성전자 등 고위 관계자에 직접 투자를 제안했다"고 밝히며 "시장 당선 즉시 삼성 측과 협상을 완료하여 1년 내에 본격적 투자와 공장 건설이 시작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 힘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박형준 현 부산시장(당시 예비후보)은 "삼성 측과 MOU 체결 등 구체적인 협상 진행 결과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렇게 하면 제가 부산에 가져올 수 있는 대기업을 10개도 나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선거전마다 동원되는 삼성전자 유치설이 불편하기는 삼성도 마찬가지다. 삼성 측도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선거와 관련된 사안이기도 해서 별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한 대기업 홍보 관계자는 "선거국면에 특정 회사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성아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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