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상장폐지 후폭풍…소액주주 반발에 장기화할 듯

박일경 / 2022-01-19 16:24:50
신라젠 소액주주 연대, "이유라도 알자" 고소 예정
거래소 "신약 개발 의문"…코스닥시장委 공 넘어가
내달 최종 상폐 결정 땐 '정리매매'…법정다툼 예상
이의제기後 재심·법원 가처분 신청 등 불복수단 남아
한국거래소의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후폭풍이 거세다. 17만여 소액주주들 반발이 커 실제 상장폐지까지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라젠 소액주주 지분율은 92.6%. 물린 자금만 2조 원에 달한다는 게 바이오업계 추정이다.

신라젠 역시 쉽게 물러설 태세가 아니다. 19일 입장문을 통해 "즉각 이의신청 준비에 돌입하고 향후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당사는 정상적으로 주요 임상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등 경영활동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도 했다. 

▲ 신라젠의 상장 적격성 심사가 열리던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투자자들이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19일 신라젠 종목토론방에는 상장폐지 결정을 성토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은 "시가총액 1조2000억 원짜리를 정리매매"하느냐는 소액주주 불만이 담겨있다. 투자자들은 "정확한 상장폐지 사유라도 알자"면서 거래소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공시는 상장폐지 결정 사실만 알릴 뿐 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심위에선 신라젠의 신약 개발 능력이 유지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고, 추가로 확보한 1000억 원 정도의 자금이 회사를 회생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이번 결정으로 신라젠이 곧바로 증시에서 퇴출되는 건 아니다.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앞으로 20영업일 이내인 다음달 18일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3심제로 이뤄진다. 기심위는 2심에 해당, 최종 상장폐지 결정은 코스닥시장위원회가 내린다.

시장위원회는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와 개선기간 부여(최대 1년), 거래재개 중 하나를 결정하게 된다. 상장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회사가 이의신청을 하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한 차례 더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여기서 또다시 상장폐지 결정이 난다면 더 이상 이의제기는 할 수 없다.

신라젠은 시장위원회에서 적극 소명한다는 입장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즉각 이의 신청하겠다"며 "향후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장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신라젠 측 단언처럼 상장폐지 결정이 뒤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3개월간 개선기간을 부여했음에도 신라젠의 개선 노력이 미흡했다고 기심위가 판단한 상태여서 또 다시 개선 기회를 주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라젠은 2020년 5월 이래 거래가 중단된지 오래돼 상장폐지된 상태나 다름 없다"면서 "금융투자업계나 증권가에선 관심 밖인 이슈"라고 말했다. 이어 "그보단 2000억 원대 직원 횡령이 드러난 오스템임플란트, 셀트리온 분식회계로 인한 상장폐지 이슈가 파급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재심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 결국 신라젠은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에도 신라젠은 불복 소송을 통해 회사 생명을 연장할 방법이 있다. 상장폐지 금지 가처분신청 등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소송이 제기되면 일단 정리매매는 중단되고 법원 결정으로 상장폐지 여부가 판가름 난다.

신라젠 주주들의 집단행동 움직임도 변수다. 상장폐지를 결정한 거래소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성호 신라젠행동주주모임 대표는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 같다"면서 "조만간 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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