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과수 구제역 '화상병' 급증에 애 타는 農心

안경환 / 2021-07-29 16:36:26
7월 기준 이미 지난 한 해 농가·면적의 80% 이상 발병
치료제 없고 전파 속도도 빨라…예찰 강화가 유일한 해법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 화상병이 최근 들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사과와 배나무에 가장 치명적 세균병인 과수 화상병은 발병 원인도 모르고 치료제가 없는데다 매몰이 유일한 방법이어서 '과수 구제역'이라고도 불린다.

▲과수 화상병을 예찰하고 있는 모습 [경기도농업기술원 제공]

29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도내 143개 농가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생했다. 면적으로는 75.2ha 규모로 축구장 100개 크기다.

지난해 전체 발생량 대비 농가수로는 84.1%, 면적으로는 87.9%에 달하는 규모가 올 상반기에 발병했다. 지난해에는 170개 농가 85.6ha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병했다.

과수 화상병이 가장 많이 발현하는 지난 5월의 경우 27개 농가 20.2ha에서 발병했다. 이는 지난해(5개 농가 2.8ha)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농가수는 4.4배, 면적은 6.2배 각각 증가한 수치다.

도내 과수 화상병은 2015년(32개 농가 29.6ha) 첫 발병 이후 2016년 13개 농가 10.8ha, 2017년 26개 농가 17.1ha, 2018년 16개 농가 8.2ha, 2019년 23개 농가 18.6ha 규모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급증하는 추세다.

발생 지역도 2015년 안성 한 곳에서 지난해 용인, 평택, 파주, 광주, 양주, 이천, 연천 등 8곳으로 늘었다. 올해는 남양주와 여주가 신규 발병지역으로 추가 됐다.

전국적으로도 2015년 안성, 천안, 제천 등 3곳에서 올해 충븍 괴산과 충남 당진 등이 추가되며 22개 지자체로 확산됐다.

도 농기원은 화상병이 급증한 이유로 이상기후로 인한 과수의 생육상태가 나빴던 점을 꼽고 있지만 정확한 발명 원인은 모른다.

지난 5월 기준 도내 강우량 측정 지점인 동두천, 수원, 양평, 이천, 파주 등 5곳 가운데 수원의 평균 강우량은 179.2㎜로 전년(97.9㎜)대비 81.3㎜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도 농기원 관계자는 "지난 5월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성장기 과수의 생육상태가 나빠져 화성병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발병 원인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수 화상병에 걸린 사과 잎과 배 잎 [경기도농업기술원 제공]

과수 화상병은 주로 사과와 배, 및 장미과에 속한 일부 그룹의 식물에 영향을 미치는 전염병이다. 병이 발생하면서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말라 죽어가는 모양이 불에 그슬린 것과 유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화상병에 걸리면 꽃이나 잔가지를 죽이고, 큰 가지의 둘레를 에워싸 결국 나무를 고사시킨다. 치료제가 없고, 확산 속도도 빨라 한 번의 성장 시즌(5~9월) 동안 전체 과수원을 파괴할 수도 있다.

게다가 잠복기도 부정확해 언제 어떻게 전염되는지 예단하기도 어렵다. 결국, 감염주가 발생하면 해당 과수원의 사과와 배나무 등을 매몰 조치하는 게 현재 유일한 방법이다.

도내에서 화상병이 발생한 143개 농가(75.2ha) 역시 이미 139개 농가(70ha)는 매몰 조치했고, 4개 농가(5.2ha)는 매몰이 진행 중이다.

도 농기원은 과수 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지역 8개 시·군 및 완충지역인 인근 23개 지자체 대상으로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또 과수 화상병 의심주 발견 시 즉시 신고해 조치할 수 있도록 농가신고제(18333-8572)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물안전2등급 규모의 과수 화상병 실험실도 올해 내에 설치할 계획이다. 실험실은 의심주 발견 시 화상병 여부를 신속히 진단하고, 전염경로 추적 및 전염원을 제거하는 방안을 연구하게 된다.

생물안전등급은 감염위험도가 높은 미생물을 연구·실험할 수 있는 시설등급 기준이다. 1~4등급으로 분류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위험한 미생물을 다룬다는 의미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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