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한 통의 문자 메시지가 날라 왔다. 경기도의회 장현국(더불어민주당) 의장이 다음 날인 22일 오전 10시 온라인 기자회견을 한다는 통보였다.
매번 오는 일정 공지려니 하다가 회견 내용이 눈에 번쩍 띄었다. '도정공백 우려에 대한 도 의회의 입장 표명'
같은 당 소속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행보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유추됐다. 그리고 곧바로 '이게 가능해?'란 의구심이 들었다.
도 의회는 이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체 142개 의석 중 132석을 차지한 절대 다수당이다.
그 의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미 이 지사 캠프나 지지 모임에 발을 담그고 있는 등 이른바 '명(이재명) 바라기'행보를 보이는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문자 메시지의 몇 안되는 글자들이 주는 충격이 컸다.
우려하고 예상했던 대로 문자 메시지를 받은 지 2시간여 만에 기자회견 취소 통보가 왔다.
의원들이 장 의장에게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전달했고 이어진 의장단 회의에서 기자회견 철회가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지난 임시회에서 이미 도정공백 우려 해소를 촉구했고, 이 지사와 연계돼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였다.
기자회견은 취소됐지만, '괘씸죄'가 적용될지 모르는 예민한 상황에서 '도정공백 우려'를 표하려한 시도한 도 의회의 모습은 기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장 의장은 기자에게"도지사가 대선 경선에 뛰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도 의회조차 한 달반 가까이 열리지 않아 도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도 의회 안팎에서 컸다"며 "이 지사 본인의 대권 도전 여부를 떠나 도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차원이었다"고 기자회견 추진이유를 설명했다.
도의회는 지난 20일 막을 내린 제353회 임시회를 끝으로 다음달 31일 열리는 제354회 임시회까지 41일간 휴회에 들어간 상태다.
또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부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로 나선 상태다. 이래 저래 도정공백은 불가피한 상태다.
도 의회는 지난해 7월 10대 후반기 출범 때 '집행부(경기도) 거수기 우려'를 강하게 부정했다. 후반기 의회 수장으로 선출된 장 의장은 "같은 당 집행부에 대한 거수기 우려가 크다"는 기자의 지적에"내부 싸움이 훨씬 치열하고 잔인하다"며 원리원칙에 입각한 의정활동을 강조했다.
이후 도 의회는 이 지사의 역점 사업인 지방조달시스템 개발사업 예산 거의 전액을 삭감하고 '100억 미만 표준시장단가 조례안'을 3년이나 상정조차 시키지 않는' 정도'를 걸었다.
이 지사가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한 '환경영향평가조례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국가권익위의 자문을 받아 찬반토론 없이 표결로 통과시키는 강단도 보였다.
이런 상황에 이은 도 의회의 '도정공백'우려 기자회견 추진은 성사 여부를 떠나 기자에게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도 의회가 '비리의 온상', '함량미달 민원 대상'에서 도민의 사랑을 받는 도정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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