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초중 통합미래학교 '무늬만 통합' 우려

문영호 / 2021-07-19 16:12:34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2명이 한 수업 동시 진행해야 할 판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본격 운영할 예정인 초·중 통합미래학교 통합 교과과정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초·중 통합미래학교의 통합교과과정에 초등교사와 중등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19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 교육청은 지난 3월 시흥 군서미래국제학교를 시작으로 2023년 부천옥길 중·고 통합미래학교와 의왕내손 중·고 통합미래학교, 수원 곡반3 초·중 통합미래학교 등 3개의 초·중, 중·고통합운영 미래학교를 순차적으로 개교한다.

▲ 군서미래국제학교 전경 [경기도교육청 제공]

초·중 통합미래학교란 이름대로 초·중등생을 한 학교에서 교육하되 필수교과(초·중 기본교과)는 학교급(초·중학교)별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교양 등 개인별 선택교과의 경우 기존 편성된 반이 아닌 초5~중2 생이 함께 별도의 공간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를 말한다. 대학에서 교양필수, 교양전공 과목을 학년 구분없이 수강하는 것과 유사한 제도다.

군서 미래통합학교의 경우는 올해 중학교 6학급(67명)이 우선 개교한 데 이어 내년 3월부터는 초등학교 1~6학년 12학급이 추가돼 통합교과가 운영된다.

통합 과목의 경우 다양한 학년층의 발달 단계와 나이에 따른 수준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융합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 자격조건을 가진 교사가 필수다.

하지만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초등 교원의 자격과 중등 교원의 자격을 학교급별로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어 사실상 통합교육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 등에 이들 통합 전문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법이 바뀌지 않을 경우 초등교원과 중등교원을 각각 따로 뽑아, 초·중생이 동시에 수강하는 교과목에서는 초등 교사와 중등 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내년부터 초등 1~6학년 12개 학급이 신설되는 군서미래학교에는 초등 교감 1명, 담임 12명, 교과 전담교사 3명 등 약 16명 정도가 추가될 예정이다.

법이 바뀔 경우 12명의 담임 교사 외에도 학생들의 희망교과에 따라서 다양한 과목의 전문 교사들이 추가 배치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통합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런 이유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지난 3월 제 77차 총회를 통해 통합운영학교 학교급간 교차 지도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 건의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내년 처음으로 초·중 통합운영을 시작하는 군서 초·중 통합미래학교와 이후 개교할 중·고 통합미래학교들이 초·중·고 학교급별로 운영되는 일반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은, '무늬만 통합학교'로의 전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령 인구 감소와 교육 공간 부족 등으로 미래형 공립학교 모델로 떠오른 '통합학교'가 제도적 미비로 이름만 '미래형 통합학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며 "제도 마련 이전에 경기도교육청이 초중 통합미래학교를 설립했지만, 지금이라도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시급히 제도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문영호 기자 sonano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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