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한도대출'까지 사용…3월들어 대출 1조8000억↑

강혜영 / 2020-03-24 10:31:18
"자금조달 어려워지자 마이너스통장 성격 한도대출 실제 사용"
4월 만기 회사채 규모 6조5495억…1991년 이후 최대 물량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대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있다.

▲ 금융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기준 78조6731억 원으로  지난 2월 말 대비 1조7819억 원 증가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증가액은 2월 한 달간 늘어난 규모인 7883억 원의 두 배 이상이며 1월 한 달간 증가액인 1조7399억 원보다 큰 규모다.

통상 대기업들은 연말에 재무제표상 재무 건전성을 위해 대출을 줄였다가 연초에 다시 늘리는 관행이 있어 최근 2년간 1월이 아닌 달에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1조7000억 원가량 늘어난 사례는 전무하다.

대기업들은 그동안 직접금융시장에서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에 따라 대출 잔액 증감률도 일정 수준에 머물러왔다.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2018년 1월 74조3313억 원에서 올해 1월 73조8190억 원으로 5123억 원 감소하면서 2년 사이 변동률이 0.7% 수준이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385조4917억 원에서 447조2475억 원으로 16.0%(61조7558억 원) 증가했다.

대기업들이 사전에 열어놓은 한도대출을 실제로 사용하면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를 대출을 받는 것은 아니고 마이너스 통장 기능을 하는 한도대출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단기대출 시장에서 자금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자본시장이 경색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특히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도 대기업들은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 원이다. 이는 4월 기준으로 199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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