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의지 반영된 사업"이라는 논란도
기업은행 "인사 문제는 확인불가…논란의 사업은 개인고객 유치 차원"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가 IBK기업은행 '2인자'인 신임 전무이사(수석 부행장) 후보로 알려진 뒤 대규모 적자를 낸 '길거리점포' 사업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이 사업 추진 당시 김 대표가 미래기획실장으로서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달 초 차기 전무이사 인사가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명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김 대표가 신임 전무로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자 은행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대표가 2011년 기업은행 미래기획실장으로 재임할 당시 추진된 '길거리점포'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냈는데 이와 관련 그의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는 기류다.
길거리점포 사업은 기업은행이 2011년 부족한 점포 수를 대체하기 위해 노후화된 KT링커스의 공중전화 부스 2000대를 임차해 ATM 점포를 설치했던 사업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에 따르면 길거리점포는 일반 ATM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지만 KT링커스에 지급하는 공중전화부스 임차료, 부스제작비용, 광고비용이 더해져 대당 운영비용이 일반 ATM의 4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수료 수익은 일반 ATM의 3%에도 못 미쳐, 대당 손실액이 일반 ATM의 13배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2017년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5년간 손실액이 166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기업을 밀어주기 위한 사업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학영 의원은 "길거리점포 사업은 금융시장의 흐름에 절대적으로 역행하면서까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려는 누군가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의혹은 국책은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하락시킨다"고 말했다.
특혜 의혹을 받는 기업은 부스 제작 업체인 '큐브인사이트'다. 2017년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당시 이 의원은 "길거리 점포 사업은 KT링커스와의 계약을 통해 진행됐지만 큐브인사이트란 회사와 관계가 있는데,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계약이 졸속으로 체결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의원은 "2011년 3월 기업은행 임·부장급 회의에서 사업이 승인된 후 3개월 만에 KT링커스와 사업계약을 체결했고, 6개월 뒤인 2012년 1월에 10년 기간의 2000억 원대 사업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스 제작 업체인 큐브인사이트가 설립된 날이 2011년 6월로 기업은행이 KT링커스와 거리점포 사업계약을 체결한 시기와 겹친다는 점, KT링커스에 지급된 용역료 900억 원 가운데 600억 원대가 큐브인사이트에 지급된 점 등에서 의혹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노조 측도 당시 큐브인사이트 이득준 대표가 인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거론된 인물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2017년부터 점포 정리에 들어가 2021년까지 800여 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됐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김성태 대표가 전무이사 자리에 내정됐는지 여부는 인사 관련 사안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길거리점포 사업은 적자 규모만 단편적으로 보기보다는 해당 사업이 개인 고객 유치 확대 차원에서 추진됐다는 전반적인 취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아직 인사가 공식적으로 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경동지역본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2월 IBK캐피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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