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X표'에 고성·야유까지…여야 기 싸움 최고조

남궁소정 / 2019-10-22 11:41:44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與는 박수, 한국당은 귀 막아
문 대통령 "일자리 회복세" 언급에 한국당 "말도 안돼" 웅성
문 대통령, 야유하는 한국당 직시하며 "공수처법 통과" 요청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를 찾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여야는 첨예한 대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도중 "말도 안 된다"며 야유를 하고, 양손으로 'X' 표시 등의 항의퍼포먼스를 한 반면,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과 국무의원들은 33분간의 연설 동안 28번의 박수로 문 대통령을 응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 중 공수처와 검찰개혁 관련 발언을 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손으로 엑스(X) 표시를 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들과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눈 뒤 민주당 의석을 가로질러 연단에 올랐다.

남색 정장에 줄무늬 넥타이 차림의 문 대통령은 다소 결연한 표정으로 10시 2분 연설을 시작했다. 여야 의원들은 모두 기립했다가 연설이 시작하자 착석했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손짓을 섞어 연설하면서 "지금은 우리가 가야 할 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마음을 모을 때"라며 야당을 바라봤다.

민주당 의원들과 국무위원들은 문 대통령이 소재·부품·장비 산업 국산화 성과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처음 박수를 보낸 데 이어 33분간의 연설 동안 모두 28번의 박수로 호응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내년도 확장예산 중요성, 일자리 개선 상황, 기초연금 인상과 무상교육 계획 등을 소개할 때와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는 대목 등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일부 의원은 손으로 귀를 막았다. 문 대통령이 "청년 고용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말하자 "말도 안 돼"라며 웅성거렸고, 국방의무 보상 계획 등의 대목에선 수 차례 야유를 보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2020년 예산안 정부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국당의 야유를 들은 문 대통령은 특별한 동요 없이 오히려 야당을 직시하며 연설을 지속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이 야유할 때마다 박수로 맞섰다.

문 대통령이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국민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말하자 한국당에서는 "조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이어가자 한국당 한 의원은 "그만 하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하는 부분에서 한국당의 야유 소리가 가장 커졌다.

문 대통령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공수처의 필요성에 대해 이견도 있지만, 검찰 내부의 비리에 대해 지난날처럼 검찰이 스스로 엄정한 문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박수와 야유가 엇갈리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10시 35분 연설을 마치고 한국당 의원석으로 걸어갔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과의 악수를 거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퇴장할 때까지 계속 박수를 보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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