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장사 노부부, 400억 재산 대학 기부

김이현 / 2018-10-25 21:38:33
시가 200억원 토지 5필지, 건물 4동 기부
"어려운 학생 공부하는 데 힘이 되길 바라"

한 노(老)부부가 평생 과일장사를 하며 어렵게 모은 재산을 대학에 기부했다. 김영석(91) 할아버지와 양영애(83) 할머니 부부다.

 

▲ 김영석씨(91)와 양영애씨(83·여) 내외가 2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에서 평생 과일 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 400억원을 기부하고 있다. [뉴시스]


고려대는 김 할아버지와 양 할머니가 시가 200억원 상당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소재 토지와 건물 4채를 학생교육과 학교 발전에 써달라며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이른 시일 내에 시가 200억원 상당의 토지와 건물을 추가로 기부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강원도 평강군 남면이 고향인 실향민 김씨는 15살에 부모를 여의었다. 17살에 월남 후 머슴살이 등을 하다 6·25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다. 부인인 양씨는 초등학교를 마치지 못했고 23살에 결혼했다.

김 할아버지 부부는 60년대 초반부터 서울 종로5가에서 리어카를 끌고 과일장사를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에서 리어카로 과일 노점 장사를 했고 몇 년 후 점포를 차렸다.

매일 자정 시장에 먼저 가 누구보다 먼저 품질 좋은 과일을 구입해왔고, 장사가 끝난 뒤에는 밤 늦게까지 남의 식당에서 일을 하며 끼니를 해결하며  재산을 모았다.

그렇게 30년 동안 과일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과 은행 대출을 얻어 청량리에 상가건물을 매입한 것은 1976년도였다. 이후 빌린 돈을 갚아나가면서 주변 건물 몇 채를 더 매입했다.

원리금을 갚기 위해 여행도 못 갔고 생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지만 건물 입주업체들에게는 임대료를 가급적 올리지 않아 오랜기간 장사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아들이 오래 전 미국에 이민갔기에 모은 재산을 물려주기보다 좋은 곳에 쓰고 싶었다고 부부는 전했다.

이날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에 휠체어를 탄 김씨와 함께 참석한 양씨는 "나같이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기부한 재산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되고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소중하게 잘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평생 동안 땀 흘리고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고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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