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왠지 날씨가 좋을수록 감정에 기복이 생기거나 기분이 우울해지는 느낌을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을 것입니다. 흔히 ‘봄을 탄다’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이는 대부분 일시적인 계절성 우울 증세에 지나지 않지만, 중년 여성이라면 그 어느 때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갱년기가 시작되는 징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갱년기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누구나 겪는 현상으로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서 증상이 눈에 띄게 발생합니다. ‘모든 중년의 적(敵)’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만큼 정신적·육체적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질환으로도 악명이 높지요. 그렇다면 갱년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안타깝게도 불가능합니다. 다만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는 있습니다.
갱년기는 성호르몬 분비가 적어지면서 신체가 급격한 변화를 겪는 것을 뜻합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도 갱년기는 나이가 들며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몸의 정기가 부족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갱년기의 증상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월경이 불규칙해지거나 양이 변하고 얼굴과 목 등에서 열과 땀이 나기도 하고요. 잠이 오지 않고 긴장감이 자주 밀려오며 근육통과 요실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갱년기에는 호르몬 저하로 인해 골밀도가 약해지고 척추와 관절의 퇴행속도가 빨라져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정신적인 증상도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일반적으로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쉽게 화를 내는 심리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심신이 점점 노쇠하고 성 기능이 상실되면서 오는 허탈함과 부모들의 경우자식들이 독립한 후 혼자 남은 듯한 상실감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갱년기에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원활히 해소하지 못하면 화병이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갱년기는 여성들만의 질환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남성도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당연히 갱년기를 겪습니다. 여성은 특정 시점부터 급격하게 호르몬 감소가 나타나는 반면 남성은 30대 이후부터 서서히 호르몬이 줄어듭니다. 즉 아주 느리게 갱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이지요. 천천히 진행되는 만큼 자각도 늦어지는 것일 뿐 남성도 갱년기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한방에서는 정기를 보충해 노화를 늦추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갱년기 증상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한약 처방과 약침, 뜸 등을 적절히 활용하며 질환에 따른 치료를 실시합니다.
설령 갱년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위축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활발하게 지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운동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체력을 잘 유지해나가면 그만큼 갱년기 증상도 완화됩니다.
또 몇 년간 지속되는 증상에 지쳐 소문만 무성한 민간 요법에 의지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러나 대부분의 민간요법들은 과학·임상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에 맹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방문해 진찰을 받고 증상을 해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갱년기를 보내는 데에 무엇보다 확실한 치료법은 가족들의 관심과 지속적인 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갱년기를 겪는 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상대는 배우자입니다. 배우자가 감정기복이 심하더라도 이해하고 감싸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같이 화를 낼 경우 관계를 회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갱년기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부부가 한 발짝씩 양보하다 보면 어느새 갱년기의 고비를 넘기고 행복한 노후가 시작될 것입니다.
갱년기 증상 완화에 좋은 지압법
■ 어깨 풀어주는 ‘견정혈’ 지압…스트레스 해소에 효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견정혈(肩貞穴)’을 눌러주면 좋다. 견정혈은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 상태에서 등 뒤쪽 겨드랑이에서부터 위쪽으로 엄지손가락 굵기만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견정혈은 목과 어깨를 연결하는 승모근의 긴장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촉진시켜 스트레스로 인해 쌓인 뜨거운 기운을 해소시켜 준다. 견정혈을 손가락 끝으로 지그시 눌러주거나 원을 그리며 마사지를 해주면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느낌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불안하거나 화가 치밀 때는 ‘신문혈’ 지압으로 완화

화가 치밀 때는 ‘신문혈(神門穴)’을 눌러주면 좋다. 손목 아래의 쏙 들어간 곳이 신문혈이다. 새끼손가락 쪽 손바닥과 손목이 연결되는 부분이다. 엄지를 이용해 신문혈을 세게 힘을 줘 지압해 준다. 신문혈이 자극되면 불안감으로 마음이 초조하고 심장이 두근거릴 때나 갑자기 화가 치밀어오를 때 기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

이제균 대구자생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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