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인 의사에게 밑반찬과 속옷을 제공했다. 그리고 다른 직원은 술값을 대납해주고도 이유 없이 뺨을 맞아야 했다. 사채보증을 세우더니 2000만원을 대신 갚게 했다."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병원 의사들이 제약회사를 상대로 갖가지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3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제약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모두 42억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의사 106명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가운데 해당 제약사 관계자들에게 개인 심부름과 대리운전, 심지어 집안일까지 시키는 등 각종 갑질을 한 의사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과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회사 대표 남모씨(37)는 "매년 의료인이 필수적으로 8시간 이상 이수해야 하는 직업윤리 및 의료 관계 법령준수 교육 등에 제약회사 직원이 대리참석 하라고 지시했다"며 "또 일부 의사는 '기러기 아빠'에게 밑반찬과 속옷까지 달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또 일부 의사들은 수사 진행 중에 '갑을' 관계를 악용해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에게 "돈을 받지 않은 것으로 해달라. 이번만 눈감아주면 후사하겠다"는 등 협박하거나 회유하면서 허위 진술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전달 방식은 크게 세 가지였다. 의사들은 약을 처방하기 전에 처방금액과 기간을 정해 놓고 선입금을 받는 '정책처방'이 가장 많았다.
의사들이 보통 6개월 단위로 5000만원 어치를 미리 처방한 뒤 이에 따른 리베이트를 책정해 해당 제약회사로부터 받아냈다. 주로 병원 개업이나 확장·이전을 위한 목돈 마련 명목이었다.
이와 달리 '특화처방' 방식도 이용됐다. 이는 처방금액에 따른 후지급제로, 제약회사는 매달 말일에 병원 의사들에게 일정 금액의 리베이트를 가져다줬다.
특정 제품과 신규개발 제품, 경쟁률이 치열한 제품은 제약 시장에서 선점하기 위해 제공하는 '품목인센티브'방식도 사용됐다. 이는 약값을 두배로 얹어 의사들에게 전달해 자연스럽게 금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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