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 인터넷 시대에 집단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정보와 지식의 흐름을 따라가려면 집단지성의 이해가 긴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한 사회연결망이 지구촌을 묶어주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로 인해 다수의 개인들이 집단을 형성하기 쉬워졌다. 또한 인터넷은 집단구성원들 간 상호작용 속도를 증가시켜 정보의 생산, 유통 및 소비를 증대시킨다. 2018년도 글로벌 IP트래픽의 증가는 무려 23%에 달했다. 미래학자 풀러(B. Fuller)는 지식의 양적 두배증가 곡선(Doubling Curve)을 제시하며 2030년이 되면 지식총량이 3일 만에 두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현상들을 외면한다면 이 시대를 온전히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레비(P. Levy)의 주장처럼 완전한 지식은 인류 전체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가 다원화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한 두 천재적인 개인의 기량으로는 해결할 수는 없는 다양한 과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히려 구성원들의 지적 역량을 어떻게 합치는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취합의 원리, 거버넌스의 협력과 자연계의 자기조직화 방안을 연구하고, 국가나 사회집단의 역량과 그 영향요인(C factor)을 탐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셋째, 집단지성의 형성을 돕는 기제들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지식의 기록, 저장, 교환, 창안 등이 쉽고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범인(凡人)들이 가진 소소한 지식을 뜻하는 ‘롱테일(Long Tail) 지성’들이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필요에 따라 쉽게 호출, 결합, 변형, 공유되고 있다. 집단 안팎에서도 소통하며 댓글을 달고 선호를 평가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집단지성이 이루어진다. 더구나 21세기 지식사회의 화두인 빅데이터, 인공지능도 집단지성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정보와 지식의 취합을 바탕으로 필요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인공지능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동물들의 군집지성에서 출발한 집단지성 연구는 로봇공학, 천문학, 생태학, 의학은 물론 언어학, 심리학, 철학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알게 모르게 집단지성의 형성에 참여하고 있다. 리캡챠(reCAPTCHA)에 응하여 고문서를 해독하고, 단순한 인터넷 검색활동이 빅데이터로 모아져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며, 커뮤니티 맵핑(Mapping)으로 더욱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 집단지성의 유형을 다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정부나 기업에서도 적극 활용해 왔다. 예컨대, 정부는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신문고를 통해 국민제안을 받고 제도개선을 추진해왔다. 기업 등 민간분야의 사례는 이미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집단화는 우주의 진화를 설명하는 자연의 원리이다. 우리는 집단구성원들의 정보, 지식, 경험의 공유(Sharing)와집합(Aggregation)을 통한 창발(Emergence)이 집단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권찬호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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