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쿤은 '광견병의 숙주 동물' 반려견에 옮을 수 있어
일본·북미에서는 개체수 증가로 생태계 교란 골머리
최근 야생동물인 라쿤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공중보건훼손 및 생태계교란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23일 농식품부와 환경부, 반려동물 업계 등에 따르면 라쿤 분양은 주로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 반려동물 분양카페에는 라쿤 분양 관련 글이 올해에만 30건 넘게 올라왔다. "라쿤 아기 분양합니다" "3살정도 된 아이들 4마리 전체 분양해봅니다!" 같은 제목의 게시물을 클릭하면 가격표가 매겨진 라쿤의 사진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라쿤이 질병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수의학과 교수는 "라쿤은 광견병을 옮길 우려가 있다"며 "이미 미국 등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광견병은 온혈 동물에게 감염되는데 그 중에서도 라쿤은 감수성(병에 잘 걸리는 성질)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려동물을 산책시킬 때 라쿤의 배설물에서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고, 접촉시 광견병을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광견병은 주로 동물에게서 발생하는 병으로 여우, 너구리, 박쥐 등의 체내에 존재한다. 그러나 광견병 바이러스를 가진 동물이 사람을 물면 사람 또한 급성 뇌척수염 등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생태계 교란 우려도 있다. 이미 북미나 일본에서는 라쿤의 개체수가 지나치게 많아져 인간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애완용으로 도입한 라쿤이 야생화 되며 농작물을 망치는 등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일본은 라쿤을 침입외래생물법에 의해 특정 외래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한국도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교수는 "재래종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국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집에서만 잘 키우면 된다고 반문 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탈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라쿤은 평상시 인간과 유대관계를 유지하다가도 번식기가 되면 페로몬 등을 좇아 뛰쳐나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라쿤은 번식력이 높고 어떤 환경에서든 쉽게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교수는 "라쿤 번식력 약한 동물이 아니다"며 "야생성이 높기 때문에 어디든 적응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서울 도심에서 라쿤이 출몰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양측 모두 국내 라쿤 개체 수에 대해서는 파악한 바가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 방역과 관계자는 "국가 사업으로 봄, 가을 2회에 걸쳐 '미끼예방약'을 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린 고기 덩어리에 광견병 백신을 넣어서 라쿤에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다할 사전 예방책은 부재한 상태다. 농림식품부측은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고 질병 발생시 접종 명령을 내릴 수는 있다"면서도 "강제로 예방접종을 하도록 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의 생명다양성과 관계자는 "라쿤의 위해성에 대해 국립생태원에서 정밀 조사 중이다"며 "위해성 평가에 따라 올해 말인 12월, 위해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해종 지정시 기존 애완 라쿤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언급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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