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빨대 제재 시 경제적 부담 커져
정부가 카페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카페 내 일회용 컵 사용이 줄면서 친환경 소비문화가 정착되는 모양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영세카페와 아르바이트생들은 힘겨워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8월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을 시행했다.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목적 외에 매장 안 일회용 컵(플라스틱 컵) 사용이 적발되면 매장 면적과 이용 인원 및 적발 횟수에 따라 사업자에게 5~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지난 8월 22~23일 수도권 카페 1052개 매장을 점검한 결과, 카페 안에서 사용된 컵 1만2847개 중 81.4%가 다회용 컵이었다. 634개 매장(60.1%)은 일회용 컵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영세 카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난곡동에서 혼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정부가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 같다"면서 "친환경적 정책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카페를 운영하는 탓에 늘어난 설거지가 문제"라며 "식기세척기를 쓰려면 넓은 주방이 필요한데 인테리어를 다 바꿔야 돼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부분 소규모 카페는 주방이 비좁아 식기세척기가 들어가기엔 벅찬 구조다. 규모가 작은 카페일수록 손님이 앉는 테이블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구성하기 때문에 주방을 넓히기 힘들다.
정부는 플라스틱 컵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빨대도 2027년까지 '최소화(제로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빨대를 시범 도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하지만 종이빨대는 대부분 수입해 써야 하는 탓에 가격이 비싸다. 대량으로 구매해도 종이빨대 가격은 플라스틱 빨대의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10배 수준이다.
플라스틱 빨대마저 사용이 제재될 경우, 영세 카페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사당역 인근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국내에 종이빨대 생산업체가 적어 주로 해외에서 수입해온다"면서 "종이빨대는 무척 비싸기 때문에 앞으로 빨대 값을 손님들에게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의 아르바이트생 역시 정책 시행 이후 근무 여건이 더 나빠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26일 '알바몬'에 따르면 카페 아르바이트생 10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87.2%가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 이후 일이 더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53.6%가 '설거지 등 일이 더 많아졌다'고 답했다.

사당역 인근 한 카페 직원은 "설거지가 더 늘어났다"면서 "점심시간 같이 바쁜 때에는 손님들에게 포장 여부를 물을 겨를도 없어 일회용 컵으로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책을 시행할 때 아르바이트생과 개인 카페 사장들의 늘어날 업무량에 대해 고려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간혹 실내에 앉아서 먹다가 남은 음료를 테이크아웃 하는 경우 플라스틱 컵 포장과 설거지를 동시에 하는 이중고도 생긴다. 이에 따라 일부 매장에서는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거나,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다 테이크아웃 할 경우 200원의 포장비를 받는 곳도 있었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면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텀블러나 개인 다회용 컵을 사용해 현장의 부담을 줄이는 친환경구조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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