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페미니스트 마녀사냥 멈춰라"

강혜영 / 2019-03-08 17:39:08
대학 여성단체들, 8일 보신각서 '마녀행진' 행사 진행
"페미니스트 사실 드러나면 학생사회에서 매장 당해"
"총여 폐지 등 백래시도 겪어…대학 내 여성주의 필요"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마녀 복장을 한 대학생들이 대학 내 여성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8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대학 여성단체 주최로 열린 '마녀행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강혜영 기자]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등 16개 대학 30여개 여성단체 소속 학생 150여명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출 것 등을 요구하며 '마녀행진'을 펼쳤다. 
 
참여 학생들은 "지난 1년 사이 다섯 개의 캠퍼스에서 총여학생회가 폐지되는 등 아른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동)가 기승을 부렸다"며 "대학에서 페미니스트임을 밝힌 이들은 누구나 비난해도 되는 존재로 여겨졌고, 학생회 선거 후보가 페미니스트인 것이 드러나면 학생사회 안에서 매장되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페미니즘은 '불온한 추문'이 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중세의 '마녀사냥'과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 8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대학 여성단체 주최로 열린 '마녀행진' 행사에서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가나 활동가 노서영(23) 씨가 발언하고 있다. [강혜영 기자]


첫 순서인 의제별 발언에서 성균관대, 동덕여대, 서강대, 강릉원주대, 서울대, 국민대, 이화여대 소속 학생 8명은 '대학 페미니스트를 향한 마녀사냥', '페미니스트 학생 탄압하는 대학', '젠더감수성 없는 학생회', '여성주의 없는 민주주의', '혐오발언 난무하는 공학 남초 커뮤니티', '가해자에게 과잉보호 피해자에게 경거망동'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관련 주제로 발언했다. 마녀 복을 입은 이 학생들은 발언을 마치고 피켓을 부수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 8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대학 여성단체 주최로 열린 '마녀행진' 행사에서 마녀 복을 입은 학생들이 피켓을 부수고 있다. [강혜영 기자]


이후 4시 20분께부터 검은색 드레스코드를 맞춰 입은 참가자들이 마녀 복장의 학생들을 뒤따라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대학은 마녀사냥을 멈춰라', '마녀는 죽지 않고 대학을 바꾼다', '페미니스트 학생회가 필요하다' 등을 외치며 걸어갔다.

주최 측인 '성균관대 성평등 어디로 가나' 소속 활동가 노서영 씨(23)는 "성균관대의 경우에는 총여학생회 폐지를 경험한 학교이다 보니 이후 학내에서 백래시가 심해지고 성차별적인 발언이 지지를 받는 상황에 놓였다"며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성 평등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 페미니스트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고 아무리 낙인이 찍히고 힘들더라도 계속 성평등한 대학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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