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원래 줄 안 서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줄이 길어"
17일 오후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는 날씨에도 중구 '을지면옥' 앞은 인산인해다. '서울 5대 평양냉면'으로 꼽히지만 지금은 철거 위기에 놓인, 노포를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하기 위한 발길이다.
지난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인 공구 거리 외에 을지면옥, 양미옥, 서울미래유산인 을지로 노가리 골목 등 역사가 깊은 유명 맛집들이 재정비 대상에 포함됐다.
을지면옥이 속해 있는 3-2구역은 2017년 4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보상절차를 앞두고 있다. 해당 구역 내 땅 소유주의 4분의 3 이상이 동의하고, 보상이 완료되면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철거가 진행된다.
그러나 을지면옥을 비롯한 일대 땅 소유주 14명은 재개발에 반발하며 2017년 7월 중구청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업시행인가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세운재정비촉진사업은 2006년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임기 때부터 추진됐으며, 철거 이후에는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을지면옥' 철거 논란 속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철거 위기에 놓인 노포들이 보존될 수 있도록 재설계하는 방안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세운재정비촉진사업으로 인해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일리가 있고 재검토해 새로운 대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 상인과 장인, 예술가들이 모여 만들어진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중구는 도시 재생이라는 이름의 재개발을 중단하고 이 일대를 제조산업문화특구로 지정해야 한다"며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 재개발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혔다.
기자회견 후에는 철거로 인해 없어진 점포들의 상호명이 적힌 깃발을 들었다. 이들은 청계천 생존권사수 비상대책위원회가 40일이 넘게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관수교 사거리 앞에 설치된 천막까지 행진했다.
| ▲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청 앞에서 열린 '청계천-을지로 재개발 반대 총궐기대회'를 마치고, 철거로 인해 사라진 점포들의 이름이 써있는 깃발을 들고 관수교 앞 노숙농성 천막으로 행진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
KPI뉴스 / 글·사진 정병혁 기자 jb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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