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21년 만에 파나마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이 22일 한국에 송환됐다.

정 씨는 이날 오후 1시 23분께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왔다. 그는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고개를 숙인 채 취재진 앞에 섰다. 취재진이 그간의 도피 경위와 심경 등을 물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정 씨를 곧바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호송해 그간의 도피 경로 등을 수사한 뒤 오는 23일 오후 관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정 씨는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의 자금 약 322억 원을 횡령해 스위스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같은 혐의로 1998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은 뒤 도주했다. 정 씨는 국세 253억 원을 체납한 상태기도 했다. 그해 7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영장이 집행되지 못했다.
검찰은 정 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2008년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및 횡령 혐의로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재판에도 불출석해 법원에서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역시 집행이 불가능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2017년 정 씨가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측근의 인터뷰가 방송된 일을 계기로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정 씨의 소재 추적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정 씨가 마지막으로 체류한 에콰도르 당국으로부터 정 씨가 이달 18일 파나마로 출국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파나마 이민청 등의 협조를 얻어 신병 확보에 성공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정 씨의 국내 송환을 위해 파나마에서 두바이로 이동한 뒤 그가 국적기에 탑승하자마자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대검 국제협력단 관계자는 "2018년 8월부터 고액 세금체납자이자 중요범죄 해외도피사범인 정 씨의 소재추적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으며,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한국지부장, 캐나다 국경관리국(CBSA) 일본주재관 등 해외 법집행기관과 실시간으로 수사공조를 해왔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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