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11일 낙태죄 위헌 여부 선고

황정원 / 2019-04-03 15:50:30
재판관 성향상 낙태죄 위헌 선고 전망 우세

낙태죄 위헌 여부를 판단할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헌법재판관들이 막바지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한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와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3일 헌재와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11일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날 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에 대한 위헌여부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상황에 따라 선고기일이 변경되거나, 선고기일이 열리더라도 낙태죄 관련 사건이 선고목록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자기낙태죄'로 불리는 형법 269조는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조항이다. 270조는 '동의낙태죄' 조항으로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헌재 선고가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은 2017년 2월 동의낙태죄 조항에 대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산부인과 의사 A씨가 낸 헌법소원이다. A씨는 2013년 동의 낙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유남석 헌재소장을 비롯한 한 6기 헌법재판관들이 이전 결정과 달리 낙태죄 처벌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헌재는 2012년 8월 23일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태아는 모(母)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생명권이 인정된다"며 낙태죄 처벌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등에서 드러난 6기 헌법재판관들의 낙태죄 관련 인식은 이전과는 달리 전향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은애 헌법재판관이 낙태죄 처벌에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고, 김기영·이영진·이석태·이종석 헌법재판관 역시 처벌 필요성에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6명이 낙태죄 처벌에 대해 위헌요소가 있다고 판단을 내리면 서기석·조용호·이선애 헌법재판관의 판단과 무관하게 위헌 결정이 나올 수 있다. 나머지 세 재판관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위헌 결정은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하면 나온다.

다만 낙태를 전면 허용할 수는 없으므로 '임신 초기의 낙태행위까지 처벌하는 것은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므로 일정 기한까지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식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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