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안 국회 통과 시 2020년 1월 시행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36개월 교정시설 합숙근무로 대체복무안이 확정되면서 인권 및 시민단체들이 "징벌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1·2차 공청회를 거치면서 정부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예상했으나 반발 강도가 예상보다 크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9일 "입법 기간에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며 "인권 및 시민단체가 접촉을 원하면 기꺼이 만나서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전날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내년 2월 7일까지 이 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 제정안은 양심, 종교 등의 사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대체역(대체복무요원) 복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심사를 거쳐 36개월간 교정시설에서 합숙 근무하도록 했다. 교도소와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취사와 물품 보급 등 강도 높은 노동을 수반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체복무자를 교도소 내 의료병동에서 일하게 할 수도 있다"며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고된 업무"라고 말했다. 예비군 훈련에 상응하는 대체복무 방안도 정부가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현역병의 예비군 훈련시간의 두 배 만큼 교정시설에서 근무하거나 사회 봉사활동을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예비군 편성 기간은 현역병(전역 후 8년)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역 복무 여부를 판정하는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국방부 소속으로 설치된다.
인권단체는 심사위원회를 국방부가 아닌 국무총리실이나 행정안전부에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 당국자는 "심사위원회는 국방부 소속이지만 국방부와 병무청이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헌법 제19조에 따른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현역, 보충역 또는 예비역 복무를 대체해 병역을 이행하기 원하는 사람은 입영일이나 소집일 5일 전까지 대체역 심사위원회에 대체역 편입 신청을 할 수 있다.
신청인이 신청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해 제출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한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종교인과 변호사 등이 다른 사람을 대체역으로 편입시킬 목적으로 증명서, 확인서 등 서류를 거짓으로 발급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할 경우에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전날 최영애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국방부가 발표한 대체복무제 도입안이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 국제인권기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인권기구와 국가인권위원회는 대체복무자의 복무 기간이 현역병의 1.5배(육군 기준 27개월)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등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복무와의 형평성'과 '소수자 보호'를 모두 고려한 합리적인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많은 논의가 이뤄졌지만, 정부안에는 결국 가장 징벌적인 요소만이 집약돼 있다"고 반발했다.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2020년 1월 시행된다. 그러나 대체복무자를 지뢰 제거 등에 투입하는 내용의 별도 법안을 마련 중인 자유한국당 등 일부 정치권의 반발이 심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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