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 사건' 희생자 71년 만에 다시 재판받는다

장기현 / 2019-03-21 15:47:50
대법 "군·경이 무차별 체포·감금, 재심 사유 해당해"
1948년 당시 내란죄로 사형…과거사위 불법 인정

'여순 사건'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사형당한 민간인 희생자들이 71년 만에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 대법원 자료사진 [정병혁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내란 및 국권문란죄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고(故) 이모 씨 등 3명의 재심 인용 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 재심 개시를 결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군·경이 적법한 절차 없이 민간인에 대한 대한 체포·감금을 무차별적으로 했음을 알 수 있고, 이를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도 이에 부합한다"며 "원심의 재심 개시 결정에 관련 법령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여순 사건은 1948년 10월 여수·순천 지역에 주둔하던 14연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을 진압하라는 이승만 당시 대통령 지시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씨 등은 국군이 순천을 탈환한 직후 반란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체포돼 22일 만에 군사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곧바로 사형당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1948년 10월부터 1950년 2월까지 순천지역에서 군과 경찰이 438명의 민간인을 내란 혐의로 무리하게 연행해 살해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이 씨 등의 유족들은 2013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1심은 유족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은 "유족의 주장과 역사적 정황 만으로 불법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항고했지만, 2심도 "판결문에 구체적인 범죄사실 내용과 증거 요지가 없다"면서 1심 판결을 옳다고 봤다. 검찰이 재항고했지만, 대법원까지 "적법한 절차없이 체포·감금됐다"며 재심 개시를 최종 결정했다.

재심이란 확정된 판결에 대하여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에 당사자 및 기타 청구권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판결의 당부를 다시 심리하는 구제방법을 가리킨다.
 
확정판결에 대한 구제수단이라는 점에서 항소·상고와 구별되며, 사실인정의 오류를 시정한다는 점에서 법령의 해석적용의 잘못을 시정하는 비상상고와도 구별된다. 비상구제방법이므로 법령에 정한 사유에 한하여 그 신청을 허용한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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