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재판부가 현대미술 제대로 이해"
그림을 대작(代作)시킨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가수 조영남(72)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수영)는 17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화가 송모씨 등 2명이 90% 정도 그린 그림에 가벼운 덧칠만을 한 뒤 자신의 서명을 한 작품 20여점을 10여명에게 판매해 1억8,1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조씨가 구매자들을 속였다고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화투를 소재로 하는 미술작품은 조영남의 고유 아이디어"라며 "송씨는 조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라고 판단했다.
이어 "미술사적으로도 도제 교육의 일환으로 조수를 두고 그 과정에서 제작을 보조하게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보조자를 사용한 제작 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는 이상 이를 범죄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작품 구매자들의 구매 동기가 모두 같지 않은 만큼 작가의 '친작' 여부가 구매 결정에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조씨가 구매자들에게 보조자 사용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선고 직후 "재판부가 현대미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셨다. 재판부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그림을 더 진지하게 그릴 수 있게 돼 좋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1심은 조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작품을 온전히 조씨의 창작 표현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조씨가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믿고 있던 대다수 일반 대중과 작품 구매자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함께 실망감을 안겨 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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