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보상법의 보상 외에 정신적 피해배상 청구 가능"

김광호 / 2018-08-30 15:13:54
헌재, 대법 "청구 불가능" 판결 뒤집어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른 보상을 받은 경우에도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30일 1978년 인천 동일방직 해고자와 그 유족 등이 청구한 민주화운동보상법 18조2항에 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민주화운동보상법 18조 2항은 '이 법에 따른 보상금 등의 지급 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경우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에 따라 이미 적절한 보상을 받았을 경우 다시 같은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까지 제한한 것은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유족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한다"며 일부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민주화보상법의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정신적 손해에 적절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에 관한 국가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동일방직은 1978년에 여성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요구하며 벌인 대표적 노동운동 사건이다. 당시 중앙정보부 지시로 이들은 강제진압을 당하며 해고됐다.

이후 동일방직 해고자와 유족들은 2010년에 해고가 국가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런데 대법원은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이미 국가로부터 생활지원금을 받은 경우에는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에 이들은 생활지원금을 받은 것을 재판상 화해 성립으로 보고 국가배상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행복추구권과 국가배상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2014년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날 이 사건을 포함해 민주화운동보상법 해당 조항에 관해 청구한 총 39건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및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함께 선고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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