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을 강제로 안은 정부세종청사 용역업체 간부들이 법정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경향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대전지법 형사4부(이병삼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여직원들과 두 차례 회식 자리에서 강제로 여직원들의 허리를 손으로 감거나 포옹을 한 혐의(강제추행·업무상위력추행)로 구모(60) 씨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또 여직원들을 강제추행하거나 구 씨 추행을 방조한 김모(60) 씨와 최모(49) 씨에게는 각각 벌금 300만 원, 150만 원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했다.
앞서 구 씨와 정부세종청사 용역업체 간부들이 2015년 2월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여성 안내원 약 50명과 회식 자리에서 한 명씩 포옹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 여성 안내원들은 2014년 12월 다른 회식자리에서도 강제추행이 있었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2017년 8월 여성 안내원들의 의혹 제기 직후 강제추행 피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조사에서 여성 안내원 49명 중 25명이 2015년 2월 업체회식에서 구 씨 등 회사 간부들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했고, 16명은 강제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구씨가 2014년 12월 회식에서 출입문을 막고 "한번씩 안아야 나갈 수 있다"며 여성 안내원들을 차례로 안았다고 판단했다. 2015년 2월 회식에서도 구 씨가 "한번씩 안아보자"며 최소 18명을 끌어안은 점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되며 모순이 없고 객관적 증거에 배치되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인사권과 근무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피고인들이 좁은 문 입구에 서서 식당에서 나가는 피해자를 포옹하는 행위는 부하직원 입장에서 쉽게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일부 직원은 성적 자유가 침해되지 않았다고 느낀 점, 포옹행위가 성적 만족을 얻거나 피해자들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려는 의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들에 대한 격려 취지도 포함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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