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 인골, 백제 무왕 가능성 커

권라영 / 2018-07-18 14:31:49
분석 결과 60대 전후 노인 남성

▲ 익산 쌍릉 대왕릉 전경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1천400년 전 무렵 조성된 백제 왕릉급 무덤 익산 쌍릉(사적 제87호)의 주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한 세기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중 대왕릉은 무왕의 무덤일 확률이 높아졌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익산 쌍릉 대왕릉에서 발견한 인골을 분석해 '60대 전후 남성 노인, 키 160∼170.1㎝, 사망 시점 620∼659년'이라는 추정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익산 쌍릉은 대왕릉과 180m 떨어진 소왕릉으로 구성된다. 대왕릉과 소왕릉은 설화 서동요(薯童謠) 주인공으로 익산에 새로운 백제를 건설하려 했던 백제 무왕(재위 600∼641)과 그의 부인 선화공주가 각각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2016년 국립전주박물관은 1917년 발굴 당시 수습한 치아가 20∼40세 여성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대왕릉에 매장된 인물은 남성이 아닌 여성일 가능성이 크고, 신라계 토기가 확인된다는 점에서 신라 진평왕 셋째 딸인 선화공주가 무덤 주인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시됐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무덤 내부에서 나온 인골함을 근거로 대왕릉은 무왕 무덤일 가능성이 크다는 반론을 내놨다.

대왕릉은 조사 결과 무덤방이 매우 크고 공들여 다듬은 재료로 정교하게 조성했다고 밝혀져 왕릉급 무덤이 확실시됐는데, 여기에 인골 분석 결과도 7세기 초반 사망한 키 큰 남성 노인이라고 나오면서 무왕 무덤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전주박물관의 기존 발표에 대해 "치아만으로는 성별과 연령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들었다"며 "이번에 확인된 인골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치아도 남성 노인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라계 토기도 전형적인 신라 토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듯하다"며 "비슷한 토기가 익산에서도 나온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왕릉을 무왕 무덤으로 볼 만한 분석 결과가 공개됐지만, 현시점에서 무덤 주인을 무왕으로 확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골이 무덤 주인공의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쌍릉은 고려 충숙왕 때인 1327년 도굴됐다는 기록이 있는데다, 일제강점기 조사자들이 여러 사람의 인골을 모았을 가능성도 있다.

대왕릉 주인에 대한 또 다른 실마리는 소왕릉 조사에서 발견될 공산이 크다. 연구소는 본래 올해부터 소왕릉을 발굴할 예정이었으나, 대왕릉 주변 지역 조사를 위해 발굴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뤘다고 밝혔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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