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사저 및 퇴임 뒤 자리 마련에 국고 30억여원

김광호 / 2018-08-30 14:07:57
검찰, 국고손실 혐의 추가 기소
미 대학 연구소에 200만달러 주고 펠로우 초빙돼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3월 징역 4년형을 확정받았던 원세훈(67) 전 국정원장이 이번에는 국가정보원 자금을 동원해 서울 강남 소재 호화 사저를 마련한 혐의 등으로 또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30일 원 전 원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등손실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2010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건물 18층을 이른바 '강남 사저'로 쓰기 위해 리모델링 비용 7억8333만원을 국정원 자금으로 지출한 혐의를 받는다.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국정원장의 공관 등 외부 주거 공간은 △사업계획 수립 △예산 배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하고, 예산 집행 과정에서는 국정원 시설관리팀의 공사 관리·감독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은 공사에 대해 전략연구소가 "건물이 대로변에 있고 입주업체가 100곳을 넘어 보안상 국정원장 주거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대 의견을 냈지만 이를 무시한 채 강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해당 공간은 지난 2014년 11월 국정원 자금 2억6천만원이 추가로 투입돼 업무공간으로 원상복구 됐다.

원 전 원장은 또 지난 2011년 7월부터 12월 사이에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측에 한국학 펀드 설립 명목으로 국정원 자금 미화 200만달러(한화 약 23억원)을 전락연구소 명의로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 퇴임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아태연구소에 자신이 체류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퇴임 직전인 지난 2013년 3월 아태연구소로부터 펠로우(객원연구원)로 초빙됐으며, 퇴임 직후 일본으로 출국하는 것처럼 위장해 미국에 나가려다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무산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 안보라는 한정된 목적으로 엄격히 집행돼야 할 국정원 자금을 부부가 사적으로 사용할 강남 호화 사저 마련과 퇴임 후 미국 생활 기반 마련 목적으로 사용한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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