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들 사용가능 홍보…일각서 현금깡·차별 논란
받는건 좋지만 빚 후폭풍 두려워, 사후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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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
▶ "뭐로 받을 거야?" 지난주 만난 친구의 첫 마디였다. 처음엔 뭔 말인지 몰라 당황했으나 곧 질문 의도를 파악했다. '소비쿠폰' 신청 수단에 관한 것이었다. 막상 그 질문을 받으니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곧 신청 기간임은 알고 있었으나 딱히 정해놓은 게 없었다. 그날 남편과 상의해 결정했다. 남편은 카드사 실적이 쌓이는 '신용카드', 난 공공배달앱에서 쓸 수 있는 '서울페이'를 선택했다. 아들 몫은 태권도비로 쓰기로 했다.
▶ 숙제를 끝내자 곳곳의 '소비쿠폰' 글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게들의 문구는 극과 극이었다. "소비쿠폰 가능합니다♡"와 "소비쿠폰 안돼요" 등 홍보와 불가 안내가 혼재돼 있었다. 휴대폰도 불났다. "소비쿠폰 사용 가능하니 오세요" 같은 문자가 많이 왔다. 식당, 병원, 식료품 가게 등 업종도 다양했다. 방문한 지 '100만 년' 된 곳에서도 연락이 왔다. 기대감이 느껴졌다.
▶ 어떤 일이든 '논란'은 있다. 소비쿠폰을 중고거래 앱에서 현금화하는 일명 '현금깡'이 적발돼 경찰이 특별단속에 나섰다. 일부 지자체는 소비쿠폰 선불카드를 지급하며 금액별로 색상에 차이를 뒀다 뭇매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조차 "인권 감수성 부족"이라고 질타했다. 소비쿠폰 사용을 앞두고 일부 가게는 가격을 올려 욕을 먹었다. 소비쿠폰을 악용한 스미싱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쿠폰 지급을 미끼로 링크를 보내 개인 정보를 탈취하는 방식이었다. 무엇이든 어떻게든 나쁘게 써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악'은 어디에나 있다.
▶ 이번 소비쿠폰이 어떤 결과를 낼지 아무도 모른다. 물론 당장 돈을 준다 하면 마다할 사람은 없다. 소비 진작으로 인한 당장의 경제 활성화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후폭풍'이 무섭다. 이번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는 국채를 발행하고 지자체는 기금이나 지방채로 충당한다. 결국은 '빚'이란 소리다. 이것이 나중에 미래세대에게 얼마나 큰 부담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이번에 풀린 돈이 추후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될까봐 걱정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부는 여러모로 확실한 사후 대책을 내놔야 한다. 아니라면 '공짜 돈'에 대한 기쁨보다 찝찝함이 오래갈 것이다. 소비쿠폰보다 더 길쭉한 '계산서'를 받고 싶지 않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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