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의 주마등] 조진웅 은퇴에 엇갈린 시선

김윤주 기자 / 2025-12-12 10:07:48
박나래·조세호 등 연예인 논란에 趙 소년범 전력까지 충격
드라마 시그널 등 출연해 좋아했던 배우…은퇴에도 후폭풍
정쟁으로까지 비화된 점 불편…용서할 권리, 오직 피해자에
▲ 지난 6일 은퇴를 선언한 배우 조진웅. [뉴시스]

 

▶최근 인터넷이 유난히 시끄러웠다. 조세호의 조폭 연루설을 시작으로 박나래의 갑질·불법 시술 의혹, 조진웅의 과거 범죄 논란까지 연달아 터졌다. 일각에서는 "무언가를 덮기 위해 이렇게 쏟아지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람을 잘 챙긴다고 알려진 박나래 논란이나, 바른생활 이미지를 가진 유재석의 가까운 후배인 조세호 논란도 충분히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놀란 건 조진웅 소년범 전력 논란이었다. 평소 진중하고 멋진 배우라고 생각해왔고 그가 출연한 '시그널'은 내 인생 드라마이기도 했다. 결국 연예인은 이미지 장사인가 하는 허무함도 밀려왔다.

 

▶어쩌면 난 배우가 맡은 역할 속 모습을 진짜라고 믿었는지도 모른다.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서툴지만 생각 깊은 '브루터스 리'와 '사랑을 믿어요'의 순애보 국밥집 사장 '철수'를 기억한다. 그리고 '시그널'의 정의로운 형사 이재한을 좋아했다. 배우 조진웅에게 주어진 역할일 뿐인데 실제 성격이라고 믿었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조진웅을 '정의롭고 진중한 사람'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다. 소년범 이력이 밝혀지자 충격이었다. 조진웅이 아버지 이름으로 활동해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연기한다던 말도 순간 '기만'처럼 느껴졌다. 과거 탓에 자기 이름으로 활동할 수 없었던 것 아닌가.

 

▶결국 조진웅은 지난 6일 은퇴를 발표했다. 그리고 후폭풍이 시작됐다. "은퇴는 과하다"는 옹호론과 여전히 그를 비난하는 의견이 대립됐다. 문제는 '정쟁'으로까지 비화된 점이다. 조진웅이 친여 성향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인지, 여권 인사 일부는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소년의 잘못을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냐"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사법적 죗값을 치렀기에 이후의 삶은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반면 야권 몇몇 정치인은 이들을 비판하며 "일탈 수준이 아닌 중범죄이고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받는다"고 반박했다. 

 

▶정치인까지 나설 일은 아니다. 여든 야든 누군가의 상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여 불편하다. 조진웅을 용서할 권리는 오직 '피해자'에게 있다. 죗값을 치른 과거라 해도 누군가에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고통일 수 있다. 연예인은 얼굴이 널리 노출되는 직업인 만큼 그 존재 자체가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도 있다. 실제로 조진웅이 지난 광복절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 직후 제보가 쏟아졌다고 한다. 최근엔 배우 데뷔 후 여러 폭행 의혹까지 더해졌다. 어쩌면 조진웅에게 은퇴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대중의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직업일수록 도덕성에 대한 기준은 엄격하다. 학폭 논란 배우들이 사라졌듯, 모든 건 결국 업보일 뿐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영광만 보여주지 않는다. 숨기려 했던 그림자까지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윤주 기자

김윤주 / 편집부 기자

'주마등(走馬燈)' 세상을 살아가며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글로 적습니다. ▲ 지역신문컨퍼런스 젊은기자창 부문 대상(2014) ▲ 한국기자협회 에세이 공모전 대상(2020) ▲ 한국기자협회 정론직필 사행시 공모 장려상(2021) ▲ 한국기자협회 기자의 세상보기 시 부문 장려상(2022) ▲ 한국편집기자협회 제250회 이달의 편집상(2022) ▲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우수회원상(2023) ▲ 칼럼 [김윤주의 酒절주절] 2017~2018년 연재 ▲ 칼럼 [충청로2] 2018~2024년 연재 ▲ 칼럼 [김윤주의 주마등] 2024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