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법원이 처한 상황에 책임감 느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불러 조사 중이다.
오전 9시20분께 검찰에 출석한 임 전 차장은 취재진에게 "우리 법원이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데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오해가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쏟아지는 질문에는 "지금 수사 중이기 때문에 일단 수사기관에서 성실히 답변하는 것이 수사 받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하며 양 전 대법원장을 보좌한 임 전 차장이 사법 농단 의혹의 실무 총책임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당시 행정처에서 이뤄진 재판 거래 및 법관 동향 파악, 비자금 조성 등 각종 의혹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임 전 처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소송 및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련 행정소송,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소송,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 사건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파견 판사를 통해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을 파악하고 부산 법조비리 사건 은폐에도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배후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구속 직후 청와대의 부탁에 따라 'VIP 관련 직권남용죄 법리 모음' 문건을 만들어 법리검토를 해주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임 전 차장의 서초동 자택과 변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당시 검찰은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 보관하고 있던 임 전 차장의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확인하는 등 핵심 증거를 입수했다.
임 전 차장 조사는 대법관 이상 전직 고위 법관을 겨냥한 이번 검찰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조사 대상으로는 박병대·차한성·고영한 전 법원행정처 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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