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1000만원에 보석 허가…MB 봐주기?

윤흥식 / 2019-03-07 14:33:53
보석보증금 10억원의 1% 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
현행법상 탈법 아니지만 수용 여부는 재판부 재량

보석보증금 10억 원 납부 등을 조건으로 석방된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1000만 원의 보석보증보험증권만 내고 구치소 문을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보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보석의 조건으로 △보석 보증금 10억 원 납부 △자택 거주제한 △접견 및 통신 제한 등을 제시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 보석보증금 10억 원을 현금이 아닌 보석보증보험으로 납부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오후 3시를 전후해 SGI서울보증에 수수료(보험료) 1000만 원을 내고 10억 원에 대한 보석 보증보험증권을 받아 검찰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1심에서 350억 원대의 횡령 및 110억 원대의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이 전 대통령이 보석을 허가받은 것만으로도 특혜시비가 일 수 있는 상황에서 보석보증금마저 현금이 아닌 보증보험증권으로 납부토록 해준 것은 이중의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00조(보석집행의 절차) 3항에 따르면 법원은 유가증권 또는 피고인 외의 자가 제출한 보증서로써 보증금에 갈음함을 허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전 대통령 측이 보석보증금을 현금 대신 보석보험증권으로 낸 것은 위법은 아니다.

문제는 법원이 모든 보석 청구자들에게 보석보증금 대신 보험증권을 낼 수 있게 허가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보석보증보험은 통상 보석보증금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보험료)만 보증보험사에 내면 발급받을 수 있다. 보석 청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일시에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현금 대신 보석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 제출하는 편이 이익이 된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현금이 아닌 보증 보험으로 보석 비용을 납부하길 원한다"며 "이를 허가할지는 재판부의 재량이며, 특정인에 대해 현금 대신 보험증권으로 보석보증금을 납부토록 한다고 해서 특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회사원 전기철(49) 씨는 "구속만기를 앞두고 계속되는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하며 사법제도의 맹점을 노린 이 전 대통령이 달랑 1000만 원의 보석보증보험료만 내고 석방됐다는 소식에 허탈감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생 홍시화(27) 씨도 "1심에서 벌금과 추징금을 합쳐 200억 원 이상을 선고 받은 이 전 대통령이 일반인들의 상식이나 법 감정에 턱없이 못 미치는 보석보증보험료를 내고 풀려났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윤흥식

윤흥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