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명박 보석 허가…구속 349일 만에 조건부 석방

황정원 / 2019-03-06 13:46:23
"재판부 새로 구성…심리기간 부족"
보증금 10억 납입, 주거지 자택 제한 등

뇌물·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2일 구속된 지 349일 만이다. 

 

▲ 뇌물·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6일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석방 후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하고, 접견·통신 대상도 제한하는 등 조건을 달았다.

이 전 대통령은 고령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다음달 8일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에서 그 전에 재판이 끝나기 어렵다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구치소 내 의료진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구속 만기일에 선고한다고 가정해도 고작 43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며 "심리하지 못한 증인 수를 감안하면 만기일까지 충실한 심리를 끝내고 선고하기는 불가능하다"며 보석을 할 타당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구속 만료 후 석방되면 오히려 자유로운 불구속 상태에서 주거 제한이나 접촉 제한을 고려할 수 없다"며 "보석을 허가하면 조건부로 임시 석방해 구속영장의 효력이 유지되고, 조건을 어기면 언제든 다시 구치소에 구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엄격한 조건을 전제로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10억원의 보증금을 납입하고, 석방 후 주거는 주소지 한 곳으로만 제한했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진료를 받을 서울대병원도 '제한된 주거지'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료를 받아야 할 때는 그때마다 이유와 병원을 기재해 보석 조건 변경 허가 신청을 받도록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배우자와 직계 혈족 및 그 배우자, 변호인 외에는 누구도 자택에서 접견하거나 통신을 할 수 없다는 조건도 달았다.

이 전 대통령은 "(보석 조건을)숙지했다"며 조건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보석 허가를 최종 결정했다.

한편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보석을 통해 풀려난 것은 이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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