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공동존속상해 혐의 송치, 검찰은 강요죄만 기소
어머니를 강제로 사설 구급차에 태워 친정에 보내려 한 혐의로 기소된 방용훈(67)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자녀들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최진곤 판사는 10일 강요 혐의로 기소된 방 사장의 첫째 딸(35)와 셋째 아들(30)에게 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어머니의 자살 방지를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구급차에 태운 것이라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런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에게 닥친 현재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행위여야 하나, 진료기록이나 유서를 볼 때 모친이 심각한 우울증이나 그런 정신적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이들이 모친을 강제로 구급차에 태우려 한 행위가 자살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4개월 지하실에서 투명인간처럼 살아도 버텼다. ‘자식들 피해 안주고 언젠가 남편도 돌아오겠지’하는 희망도 강제로 끌려서 내쫓긴 그날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이씨 유서 내용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들은 저항하는 모친을 붙잡거나 밀치고 구급차를 재차 불러 데려가게 했다. 이는 어머니의 자살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피해자의 극단적 심리상태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 됐다. 이후 모친의 상태를 의료기관에 의뢰하거나 가족으로서 해결 방법을 강구하지 않고 이 사건 후 모친의 안부를 묻지도 않은 이들의 행위는 법질서나 사회윤리, 사회통념에 비춰 용인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행위로 인해 모친이 친정집에서 귀가한 후 결국 자살에 이르렀다"며 "이 사건 행위로 인해 직접 피해가 가볍지 않고 모친의 형제들도 엄벌을 바라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방 사장의 아내이자 자신들 어머니인 이모씨가 원치 않는데도 강제로 사설 구급차에 태우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16년 9월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인근 한강변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이씨의 어머니 임모(85)씨와 언니(61)는 지난 2017년 2월 방 사장의 두 자녀가 재산문제 등으로 이씨에게 폭언과 학대를 일삼아 이씨가 자살을 택했다며, 두 자녀를 자살교사 및 존속학대, 공동감금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공동존속상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상해를 입히려 할 고의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강요 혐의만으로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방 사장과 그의 셋째 아들은 지난 2016년 11월 이씨 언니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출입문을 돌로 내리쳐 찌그러뜨린 혐의로 각각 벌금 200만~400만원에 약식 기소된 바 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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