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밖 인문사회 연구자까지 연구비 지원
과학·기술 사회적 영향 검토하는 ELSI 도입
정부가 '고사위기'에 빠진 인문사회과학 육성을 위해 올해 2700억 원을 투입한다. 또 인문사회계열을 전공했지만 아직 대학 교수가 되지 못한 박사급 연구자도 연구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 방안(2019~2022년)'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인문사회 학문에 대한 사회적 수요 확대와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학술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올해 27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정부는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 방안으로△인문사회 분야 연구지원 강화 및 사회 진출 다변화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인문사회과학의 역할 확대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 속 인문사회과학 중점 육성 등 3개 부문을 설정했다.
이들 방안은 인문·사회계열이 학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학과 기업에서 외면하고 있어 학문 후속세대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설정됐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인문사회 분야는 위축됐다. 4년제 대학에서 인문사회계열 학과는 통폐합으로 줄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4년제 대학 계열별 학과수를 살펴보면 인문계열 학과는 14.2%포인트 줄었으며, 반면 자연계열은 11.9%포인트 상승했다.
박사학위 취득자 취업률도 공학계열은 87.3%에 달했지만 인문계열은 50.9%로 절반에 그쳤다. 오는 8월 강사법 시행으로 인해 특히 인문사회 분야 연구자들이 대량해고를 당할 위기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학 중심의 연구비 지원에서 정책 방향을 전환해 대학에 속하지 않더라도 학문 후속세대가 직접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전임 연구자를 지원하는 박사 후 국내 연수, 학술연구 교수, 시간강사 연구지원 등 3가지 사업을 '인문사회 학술 연구 교수'로 통합하고 지원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는 대학에 소속돼 있거나 대학의 추천을 받아야 지원할 수 있지만, 소속이 없는 박사급 연구자도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지원기간과 금액도 확대한다. 지난해까지는 기존 1780명의 연구자를 1~3년간 지원했으나, 이번에는 1880명을 최대 5년까지 지원한다. 장기 1유형은 최대 5년간, 단기 2유형은 1년간 연구와 강연·교육을 지원한다.
또 기존 인문사회연구소는 지속 확대하고, 우수 연구소는 최장 20년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사업을 개편한다. 대학가에도 인문사회계열 연구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대학 내 인문사회연구소를 현재 227곳에서 3년 뒤 300곳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와함께 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할 때 해당 기술이 법적·윤리적·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는 '인문사회 분석(ELSI·Ethical, Legal, Social Implication)'을 포함하기로 했다.
올해는 우선 5억 원 이상 투입되는 과제에 ELSI를 권장하고, 내년부터는 연간 100억 원 이상 투자되는 연구 과제에 ELSI를 일정 비율 반드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부는 또 향후 시대적 추세에 따라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분야 간 교류와 융합연구를 장려하기로 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 연구를 진행할 때 총 연구비 5%를 인문사회연구에 투자한 사례처럼, 과학기술 연구개발에서 법적·윤리적·사회적 영향 등 인문사회 분석 ELSI를 포함하고, 블록체인 등 기술영향평가 대상 기술에 대한 인문사회적 분석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 등 국가·사회적 이슈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는 연구소를 올해부터 지원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인문사회 학문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 사람을 중심에 두고 있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핵심 기반"이라며 "인문사회 학술의 성과들이 국민의 삶 속에 스며들어 국민이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부처가 긴밀하게 협력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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