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출생신고 의무 부여…국가 통보 누락 아동 방지
유기·학대·사망·방임 아동 방지 가족관계등록법 개정
정부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방지하기 위해 현행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친권자 징계권'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학대와 방임 등으로부터 아동을 지키기 위해 의료기관이 누락없이 출생 사실을 국가에 알리는 출생통보제를 도입한다.

정부는 23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아동을 단순한 양육 대상이 아닌 생존권과 발달권, 참여권, 보호권을 가진 권리주체로 보고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제시한 과제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제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2020~2024)을 마련한다.
정부에 따르면 민법상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한 징계권 조항(제915조)을 개정하기로 했다.
자녀를 부모의 권리행사 대상으로 오인할 수 있는 권위적 표현인 '징계권'이라는 용어를 바꾸는 것은 물론, 징계권의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등 한계 설정 방안도 검토한다.
1960년에 신설된 이후 한 번도 개정이 없었던 친권자 징계권 조항은 그동안 아동에 대한 체벌을 정당화하는 사유로 인용됐고, 아동복지법상 체벌 금지 조항과도 상충하는 면이 있어 개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친권자 징계권을 법으로 명문화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로, 스웨덴 등 54개국은 이미 아동 체벌을 법으로 금지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가정과 학교 등 모든 기관에서 체벌을 금지하도록 법률 개정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2017년 3만4169건에 달하고, 아동학대 가해자 10명 중 7.7명이 부모인데다 재학대 사례의 95%가 부모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가정에서 일어나는 체벌에 지나치게 관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또 출생신고도 없이 유기되거나 학대·사망·방임되는 아동을 줄이기 위해 출생통보제를 도입한다. 출생신고를 부모에게만 맡기지 않고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누락없이 국가기관 등에 통보하도록 가족관계등록법을 개정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출생통보제로 인해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임산부가 의료기관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것을 막기위해 일정한 상담 등 엄격한 요건을 거치면 신원을 감춘 채 출산 후 출생등록을 할 수 있는 '보호(익명)출산제'도 도입한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도 마련한다. 학대나 입양의뢰, 빈곤으로 인한 대리보호 의뢰, 유기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생기면 관할 지자체가 직접 상담하고 가정환경을 조사한다.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위해 전문가정위탁제도도 도입한다. 현재 조부모와 친인척 위탁이 아닌 일반 가정위탁은 7.8%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특수한 욕구가 있는 영아, 학대피해아동 등을 돌보기 위한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민간에 의존하는 입양체계도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친생 부모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입양을 결정하지 않도록 입양동의가 아동 출생일로부터 1주일 후에 이뤄지게 한 입양숙려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예비 양부모의 '입양 전 사전위탁'을 제도화하고, 입양 전 법원 절차 진행과 입양 후 아동과의 애착 형성 등을 위해 '입양 휴가제' 도입도 검토한다.
오는 10월부터 연간 1회 만 3세 유아 전체에 대해 관계부처와 지자체 합동으로 아동 소재·안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올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약 40만명과 읍·면·동 가정방문 약 4만명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동안 민간에서 수행하던 아동 학대조사 업무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확대 배치해 시·군·구로 이양한다. 조사 업무는 경찰과 함께 수행하고 학대여부 판단도 시·군·구 사례결정위원회가 진행토록 했다.
KPI뉴스 / 지원선 기자 president5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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